새해 전국 권역별 민심투어 중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어제 하루 충청권 거점 도시인 천안과 대전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대전시당 및 세종시·충남도당 신년인사회 참석을 위한 이를테면 실무 방문 성격에 가깝다. 여기까지는 사전에 짜여진 일정대로 움직이는 것이라서 토를 다는 게 적절치 않다. 다만 홍 대표가 충청 땅을 밟는 기회에 지지층과 유권자들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어떤 식의 신뢰감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한차례 왔다 갔다고 해서 충청 표심이 다져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천안에서, 또 대전에서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발언을 겨냥해 각을 세우거나 비판을 서슴지 않는 모습이었다. 제1 야당 최고 지도부 입장에서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따질 부분이 있다면 말을 아낄 필요가 없다고 본다. 게다가 문 대통령의 오전 회견내용을 알고 있었을 테니 입을 닫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을 터다. 그와는 별개로 방문 지역을 염두에 둔 정책 단위나 비전, 메시지 등 면에서 다소간 허전해 보인 부분은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 날을 잡아 충청을 방문하는 기회임에도 불구, 여의도식 정치가 떠올려졌다면 남는 장사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6월 지방선거는 한국당 홍 대표 체제의 일차 고비점이 될 것이다. 최소 4년 전 성적을 내지못하면 대표직 탄핵 소리가 안 나온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충청 4개 시·도지사 선거를 여하히 치러내느냐가 관건인 셈인데 이런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홍 대표는 어제 충청 표심을 파고들 만한 `그 무엇인가`가 명료하지 못했던 것으로 지적된다.

한국당에게 충청권 시·도지사 선거 지형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대체로 선수층이 얇은 상황이라면 다른 수단을 병행하는 것이 정석이라 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 충청권 의제와 관련해 명확하게 진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에 동의한다면 홍 대표는 충청 관심사항에 대한 학습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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