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구조의 복합건축물이나 가연성 외장제를 사용한 건물은 재난 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필로티 건축물은 지진에 대단히 취약하고, 화재에도 속수무책이기 십상이다. 실제로 2013년부터 5년 간 도내 필로티 구조 건축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17건이나 된다.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억 3047만 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가연성 외장재는 저렴한 데다 깔끔한 외관을 형성하는 우수한 재료지만 화재 시 자칫하면 불쏘시개로 전락하고 만다. 재난에 취약한 건축물 실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만큼 철저한 현장 점검과 예방 교육 같은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당장 필로티 구조에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438개의 복합건축물 점검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비상구와 소방도로는 확보됐는지, 소화기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하나 하나 면밀히 들여다보기 바란다. 제천 화재는 부실한 `셀프 점검`으로 인명 피해를 키웠음을 잊어선 안된다. 미흡하기 짝이 없는 소방안전 법규를 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시민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사를 해보니 불법 주차로 소방차 진입을 막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라고 한다. 안전불감증을 고치지 않고선 안전한 대한민국은 헛구호가 되고 만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