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을)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어제 "이번 주내로 대전시장 출마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혀 결단이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대전 탄방동 소재 한 영화관에서 `1987` 관람을 마친 뒤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민주주의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있어야 후퇴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말로 영화를 본 소감을 대신한 데 이어, 시장직 도전과 관련해 "여러분들과 함께 제 길을 논의하고 결론도 내리겠다"고 언명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자신의 최종 결심 내용을 통상적인 기자회견 방식이 아닌 `담담하게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이 대목을 두고 "나온다" "안 나온다"하며 관측이 분분한 모양이나 이 정황 단서만으로 출마 불출마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역 의원이 단체장 출마를 선언할 때 오프라인에서 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을 바꾸면 온라인 상에서 정치적 메시지를 띄우는 것이 파급력 등 면에서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박 의원의 시장 출마카드에 대해 그를 포함한 지지층 일반의 냉정하고 현실적인 진단이라 할 것이다. 누구든 시·도지사직에 올라 이를 잘 발판 삼으면 더 큰 정치를 할 수 있는 `핍진성(逼眞性)`이 강화된다. 재선 의원인 박 의원 경우도 이 틀에서 보면 딱 좋은 기회이긴 하다.

박 의원이 출마를 결행하게 되면 보수야권 후보와의 일전을 치러내야 한다는 점, 의원직 사퇴시 `대전 정치 1 번지`인 자신의 지역구가 재보선 지역이 됐을 때의 유·불리 점 등을 감안해야 할 듯 싶다. 게다가 시장 출마를 하려면 중앙당에서 놓아줘야 하는데 율사 출신인 그의 당내 활약상 및 역할 측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건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박 의원이 이번에 출사표를 던지게 되면 정치적 미래 자원을 당겨 쓰게 된다는 점에서 손익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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