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인중개사들이 대형 포털사이트의 부동산 서비스에 매물 등록 중단을 선언하며 집단 행동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한 포털 부동산 사이트에서 도입하려고 한 `우수활동 중개사`제도에 대전·세종 공인중개사들이 반발에 나선 것이다.

9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와 세종지부는 `대기업 횡포 반대 및 한방(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운영하는 모바일 부동산 앱) 활성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세종지부 회원의 92% 이상이 이 운동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달은 지난달 부동산 사이트에서 우수활동 중개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우수활동 중개사 제도란 매물의 정보와 양에 관계없이 현장 검증된 물건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등록했냐를 기준으로 우수 배지를 부여해 검색 시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공인중개사들은 비싼 `현장 확인`매물 광고를 많이 하는 부동산이 가장 상위에 노출되는 구조에 대해 광고비 출혈경쟁을 부추긴다고 주장한다. 현장 확인 매물은 일반 광고비의 최대 10배까지 달해 사이트 개선 노력은 뒤로한 채 갑질 횡포를 하고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았다.

이에 공인중개사들은 해당 사이트에 매물 등록 내리기 운동을 전개하며 반발에 나섰다.

이날 세종시 기준 해당 부동산 사이트에는 매매, 전세, 월세를 포함해 2382개의 매물이 올라온 반면 공인중개사협회가 운영하는 부동산 사이트에는 1만 1690개의 매물이 올라왔다.

이러한 반발에 포털사이트는 제도를 폐지했지만 세종에서 시작된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대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최주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장은 "계속되는 부동산 억제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상당히 위축된 상황에서 대형 포털사이트의 갑질로 지역의 공인중개사업자들의 영업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달 도안신도시와 둔산동 일부, 중구를 중심으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한방 활성화 운동 및 매물 등록 중단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장도 "세종을 시작으로 대전과 충북지부도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국적으로 운동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서울을 포함한 중앙지부의 포괄적인 계획에 따라 지역지부에서도 조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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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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