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기념은행권 앞면.
사진=조폐공사 제공
평창올림픽 기념은행권 앞면. 사진=조폐공사 제공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 이후 20년만에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되는 `2018 동계올림픽대회`는 세계적인 겨울 축제이다. `1988 서울 올림픽`이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기적 같은 발전상을 보여준 개발도상국 대한민국의 면모를 세계에 알린 올림픽이었다면, 30년 후 펼쳐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는 세계 GDP(국내총생산) 순위 11위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중인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대회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두번째 올림픽대회인 `평창 동계올림픽`, 그 영광을 기념하는 지폐와 주화 제조는 한국, 평창, 겨울 그리고 동계올림픽 이미지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한국조폐공사가 만든 평창 기념지폐와 기념주화는 우리 문화의 콘텐츠를 활용해 이번 동계올림픽의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을 전체와 부분, 부분과 전체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기념주화는 총 23화종으로 2016년 11월 1차분 11화종과 지난해 11월 2차분 12화종으로 발행됐다. 가장 상징성이 높은 금화에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인 고로쇠 썰매와 겨울 전통놀이인 쥐불놀이가 표현돼 있다. 고로쇠 썰매는 추운 겨울 강원도 산간 지대에 생활하는 주민들의 생활수단이었다. 넓적한 덧신인 설피를 신은 강원 산간지대 주민들은 고로쇠 나무로 만든 썰매를 타고 끝에 창을 달은 막대기를 이용해 이동하며 멧돼지나 곰을 사냥하기도 했다. 정월 대보름에 하는 쥐불놀이는 밭둑에 불을 놓아 병충해를 예방하고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겨울의 대표놀이이다. 기념 금화는 또한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의 형상과 올림픽의 횃불처럼 꺼지지 않는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올림픽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을 상징하고 있다.

은화에는 역동성과 빠른 스피드를 주제로 설상, 빙상, 슬라이딩 종목의 각 선수들의 특징적인 동작을 포착해 동계올림픽 정신을 연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 스포츠대회나 국가적 행사,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여러 기념주화가 발행돼 왔지만 기념지폐(은행권)가 발행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 설립 이후 최초로 발행되는 기념지폐인 만큼 인기가 매우 높다. 기념지폐는 국민들이 부담감을 갖지 않도록 2000원권으로 발행됐다. 규격은 가로 크기가 현재 사용되는 1000원권(136mm)과 5000원권(142mm) 사이인 140mm, 세로는 현용권(68mm)보다 7mm 긴 75mm로 디자인됐다. 광복 이후 1948년 제5회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대회에 우리나라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선수 3명이 최초 출전한 상징적 의미를 기리기 위해 앞면에는 스피드 스케이팅을 중심으로 동계올림픽대회 7개 종목(컬링, 루지,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스키점프, 봅슬레이)이 디자인돼 있다. 뒷면에는 18세기 단원 김홍도의 작품으로 호랑이 형상을 섬세하게 표현한 걸작으로 평가받는 송하맹호도(松下猛虎圖)를 담았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첫 동계올림픽대회를 기리기 위한 기념지폐와 주화는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의 장에서 하나된 열정을 표현하는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화폐 역사의 소중한 산물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재민 한국조폐공사 디자인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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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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