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내 부인들의 남장은 놔두고 밖의 백성들에게만 금지하니, 이는 마치 바깥 문에 소머리를 걸어 놓고 안에서는 말고기를 파는 것과 같습니다" 영공은 즉시 궁내에도 여인들의 남장을 금지했다. 이어 채 한 달이 안돼 남장 유행은 사라졌다.
`속이다`는 뜻의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안자의 우두마육에서 비롯됐다.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과 속이 다름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겉은 그럴싸한데 속은 별거 없는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표리부동과도 일맥상통하는 뜻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연초부터 최저임금상승을 신호탄으로 사회변화가 심상치 않다. 자영업자의 심기는 더욱 불편해졌고, 중소기업 역시 인력확보 등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아우성이다. 아파트 경비원 감축, 대학청소·경비인력 감축해고 등 물가대란에 이어 고용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3조 원의 최저임금 지원 예산을 홍보하며 임금 상승분을 사업주가 흡수해 달라며 종업원 해고 자제를 당부했다. 하지만 식당주인들은 값을 올리지 않고는 직원을 줄일 수 없는 방법은 없다며 생존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임금상승으로 가계소득을 늘리겠다는 희망 섞인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모든 경제주체들이 짊어줘야 할 유무형의 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곧 안정이 될 것`이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은 최저임금을 내걸고 경제 선 순환을 바라는 양두구육식 탁상행정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김대호 지방부 청주주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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