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리베라호텔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 지역 정치권은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호텔측의 경영 편의성 내지는 이기적 시장논리에 동의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애초 관심 밖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 몸담고 있으면서 리베라호텔 사태가 악화 일로를 치닫고 있는 현실을 못 본 체 하는 것은 정치적 배임행위이고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선출직 정치인이라면 지역의 갈등 사안에 대해 조정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고 또 그런 일도 하라고 유권자들은 기꺼이 표를 주었다. 리베라호텔은 자영업 수준의 업장과는 성격이 다른, 유성 관광특구 인프라 측면에서 특수관계에 있으며 아울러 마이스(MICE) 산업 분야도 개척해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상징성과 함께 유성 관광 생태계의 한 축이었던 리베라호텔이 끝내는 폐업신고서를 제출했고 시설내부의 전원이 죄다 꺼지면서 유령 건물이 되다시피 했다. 지역 정치권도 이런 엄중한 상황을 모를 까닭이 없다. 엄밀히 말해 생색낼 일이 못 되고 해법도 마땅찮은 것 같으니까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해야 맞다.
난감한 것은 지방선거 때 대전시장 선거에 나서려고 저울질중인 정치인들 치고 리베라호텔 사태에는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 조승래 의원만이 지난 달 국회에서 `갑질 폐업` 중단을 촉구한 게 유일한 것으로 기억된다. 누구든 대전시장직에 도전할 생각이라면 리베라호텔 해법부터 내 놓아 보기 바란다. 당면한 숙제도 풀지 못하는 마당에 시장이 된 들 무엇이 달라지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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