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서비스로 자리잡은 `카카오톡 택시` 등 콜택시의 승객 `골라 태우기`가 극성이라고 한다. 운전기사가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장거리 고객을 선호하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택시 교통불편 `승차거부` 민원신고가 226건(27.2%)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 승차거부 민원신고도 84건(28.5%)으로 1위였다. 장거리로 목적지를 속여 예약하는 단거리 손님도 있다니 선진 시민의식이 크게 아쉬운 상황이라고 하겠다.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기초 질서를 어기면서 피해를 낳는 사례는 이뿐이 아니다. 노쇼(예약 부도)는 이미 사회문제가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식당 등을 예약한 고객이 예약시간을 1시간 내로 앞둔 상황에서 취소하거나 노쇼를 하면 예약보증금을 아예 못 돌려 받도록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코레일도 예약부도 최소화와 실제 구입자를 위한 반환 수수료 기준을 강화하고 나섰다. 출발 전 시간대별로 반환수수료를 붙이고, 출발 후 역 반환 땐 최대 70%까지 수수료를 물린다는 것이다. 약속을 안 지킨 것에 대한 `벌금`이다. 최소한의 시민의식을 내팽개치면서 구성원 간 불신이 커지고, 사회적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예약부도의 경제적 효과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 등 5대 서비스업종은 매년 노쇼로 약 4조 50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관련 제조업체의 손실도 3조 8000억 원 대에 달했고, 고용손실은 약 11만 명에 이른다. 지난 추석 때 매진된 열차표 중 약 5분의 1인 41만 표가 출발 당일 취소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와는 동떨어진 시민의식은 국민안전마저 위협하는 양상으로 치달고 있다. 얌체 주차족들로 인해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것도 결국 기본을 무시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의식 전환이 절실하다. 후진적인 시민의식은 부메랑이 되어 공동체를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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