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 우송대 작업치료학과 교수
장기연 우송대 작업치료학과 교수
연일 쌀쌀한 날씨가 계속되는 연말연시, 응급상황에서 침착하고 순발력 있는 대응으로 생사의 고비에 처한 동료의 생명을 구한 한 교수의 소식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0일 우송대학교 작업치료학과 장기연 교수(학과장)는 강의를 마친 동료 교수 A씨와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 후 두통을 호소하던 A교수는 휴식을 취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발작을 일으켰다. A교수의 얼굴은 금세 파랗게 변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장 교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침착하게 119에 신고를 한 뒤 A교수의 혀가 말려 기도를 막고 있는 걸 확인하고 입을 벌려 기도를 확보한 상태로 호흡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대전성모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A교수는 CT(컴퓨터 단층촬영)를 촬영한 결과 지주막하 출혈(뇌동맥류 파열 등으로 발생하는 매우 위험한 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A교수는 힘든 수술을 잘 마치고 2주간 중환자실에서 입원치료를 했다. 현재는 서울의 한 재활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후유증도 발생하지 않아 다음 학기 강단에 다시 설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지주막하 출혈 환자의 3분의 1은 현장에서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고 살아나도 절반 이상이 언어장애나 보행 장애, 마비 등의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유증 없이 건강을 회복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기에 장 교수의 응급상황에서의 순발력 있는 대처가 빛을 발하고 있다.

장 교수는 "A교수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이런 상황을 직접 겪고 보니 작업치료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응급상황의 초기대응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가르쳐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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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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