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석 미술작가
홍원석 미술작가
2016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17년 파리이응노레지던스에 활동을 마치자 언론들은 결과보고 전시회로 이 정도면 잘했다는 거국적 행사에 훗날을 기약했다. 분했다. 짧은 활동으로 끝났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나의 행사를 원만하고 익숙하게 처리하는 문화의 숙달됨이. 특히 평생 다시 오기 힘들 파리에서의 3개월의 창작 활동은 못내 아쉬웠다. 예술가에게 안정적인 창작 공간과 예술 지원을 통해 젊은 예비 작가들이 끊임없이 성공적 작가로 발돋음 하는 선진국과는 달리, 자기를 스스로 열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데 익숙해진 동양의 사고는, 예술의 가능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응노미술관에서 전시 시켜달라고 생떼부리는 프랑스 작가가 차라리 부러웠다.

이제 우리는 좋은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대전을 예술적 창조를 목적으로 하는 창작 공간과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예술을 위한 공공 연구, 창조적으로 융합하는 예술을 각각의 다른 방식에서 지원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매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 공모하는 기준에서 관내 지원의 대전 소재 대학 졸업자의 퍼센티지를 늘려보는 것은 어떨까? 파리이응노레지던스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세 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대전 예술가들이 상반기와 하반기를 통해 참여하는 것은 어떤가. 이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체계적인 아카이브 구축과 현지 내 전문 인력의 고정 배치 등 대전 예술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장기간에 걸친 안정적 문화예술의 지원과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해마다 진행하는 파리이응노레지던스는 예술가 입장에서 단기적 성과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 단기·정량적 성과 중심인 평가는 제외하고 파리이응노레지던스 수행 중 현지 매니저의 지속적인 컨설팅을 통해 대전 예술의 질적 수준을 `세계의 벽`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의 전환은 예술가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을 지속하고, 자기 주도적 예술을 통해 우수한 대전 예술의 성과를 세계적으로 창출토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제 문화 예술의 중심은 대전 자신이어야 한다. 그렇게 독립된 개채로서의 자각 없이는 대전 문화의 자존도 없다. 홍원석 미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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