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리버럴'과 싸우다

청년, `리버럴`과 싸우다
청년, `리버럴`과 싸우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규탄한 촛불항쟁이 어느 덧 1년이 지났다. 이 거대한 역사적 사건 이후 다시 `리버럴(Liberal)` 정권이 출범했다. 민주개혁세력, 진보세력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전보다 더 많이 훨씬 매스컴에서 호명되고 정부 요직을 채우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 사회는 진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결코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세 명의 이십대 청년이 함께 한 권의 책을 썼다.

새로운 진보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요구한다. `새로운 세대`는 나이가 어린 사람이나 새로운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새로운 생각은 낡은 사고를 부수는 것에서 시작된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낡은 사고를 `포스트포던`이라고 일컫는다. 이 낡은 사고에 기반을 둔 `낡은 세대`가 있으니 바로 자유주의-리버럴로 일컬어지는 이들이다.

민주주의와 공존, 자유와 합의, 다원주의 등 자유주의가 말하는 가치는 보수가 보수답지 않은 한국사회에서는 진보적 의제일 수 있다.

개인주의와 자유로운 시장의 공정한 경쟁, 탈국가-탈민족 등 리버럴이 말하는 진보는 개인을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가장 자유로운 존재로 상정함으로써 매력적인 인간관을 제시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먹고 살기위해 고민하고 발버둥치며 힘겹게 살아갈 뿐이다. 이들의 삶과 괴리된 멋들어진 이상론은 더이상 진보의 대안이 되지 못한다.

진보를 포함한 기존 정치가 해결하지 못한 산적한 과제를 지난 해 11월, 촛불은 제기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촛불이 제기한 과제를 실현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청년` 더하기 `새로운 생각`을 모토로 하는 `청년담론`에서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리버럴은 이미 기득권이 됐고 그들은 기존 상식을 복구할 수는 있어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없다고 단언한다.

리버럴이 사상적 근거로 삼는 포스트모던- 자유주의 철학 자체가 본질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참여정부 시기 이미 드러났으며, 그렇기에 현재 한국 사회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리버럴의 문제의식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저자들은 변화하는 세계에서 포스트모던-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철학적 가치를 논한다. 그리고 말한다. 새로운 시대는 대통령 하나 끌어내린다고 거저 오지 않는다고. 지금이야말로 철학의 문제가 대두되고,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다. 강은선 기자

김창인·이현범·전병찬 지음/ 시대의창/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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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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