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룡이
주인공 해룡이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해룡이`는 1978년에 출간된 동화집 `사과나무밭 달님`에 수록돼 널리 읽혀 온 단편동화다. 동화가 발표된 지 약 40년 만에 화가 김세현의 그림을 덧붙여 그림책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약 20년 동안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려온 화가 김세현은 잊혀져 가는 우리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되살려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책에 담긴 상징적인 그림, 글과 그림의 조화는 우리 전통 시서화를 닮아있다. 또 진실하고 자연스러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세련된 기교와 디자인은 배제하고 먹, 숯, 황토, 조개껍데기를 갈아 만든 호분 등 자연의 재료만으로 그림을 그렸다. 숯으로 그린 밑그림, 황토가 흘러내린 자국, 물을 많이 먹어 운 장지 등이 그대로 남아 화가가 그림을 그린 과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화가가 참선하듯이 차곡차곡 그린 50점의 그림은 작품의 감동을 더욱 깊게 한다. 덕분에 해룡이는 또 하나의 잊을 수 없는 아동문학 속 인물로 독자에게 생생하게 다가갈 것이다.박영문 기자
권정생 글·김세현 그림/ 창비/ 104쪽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