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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근의 자유여행 테크닉] 고베(神戶)의 겨울 빛의 축제

2017-12-27기사 편집 2017-12-27 17: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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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느 도시든지 그곳 관광매력의 소프트웨어적 측면 강화에 매진해 온 곳은 상상 이상의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낸다. 자그마한 해양 도시국가인 싱가포르가 그러했고 찬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프랑스 파리가 그러했다. 일본 항구도시인 고베(神戶) 역시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이 적극적로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만 하다.

1995년 1월 17일 오전 5시 46분 일본 효고현에서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여파로 고베시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다. 단 20초간의 강력한 지진으로 고베시민 4600여 명 사망, 1만 5000여 명 부상, 6만7000여 주택의 붕괴 등 참혹한 피해를 입었다. 이렇게 순식간에 잿더미 위에 나안게 된 고베시는 15년 동안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도시'를 기치로 내걸고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과감히 추진했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일본의 6대 도시로 발돋움했다. 지속적으로 추진한 도시재생프로젝트를 통해 관광매력의 색깔을 더욱 다양하게 창출해낸 고베시는 지진으로 붕괴된 사회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복구되자 민관이 혼연일체가 돼 도시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 결과 2008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창의적 디자인 도시'로 선정됐다.

2004년부터 유네스코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문학·음악·영화·디자인·미식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세계 각국 도시들을 대상으로 적격 도시를 선정해 발표해오고 있다. 이 창조도시 네트워크(The Creative Cities Network) 프로젝트는 세계의 교육·과학·문화 발전을 앞당기고자 시행한 운동이다. 이와 관련해 고베는 디자인 분야와 관련해 창조도시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이와 관련된 심사 기준은 단지 도시 자체의 전통과 명성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구가해온 노력을 높이 산다.

실제로 고베시 당국은 '전통과 이국적 문화의 조화'라는 관광매력 증진에도 박차를 가해 외래 관광객 유치 증대에 있어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예컨대 한신 대지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관광도시로서의 부흥을 도모하기 위해 1995년 12월에 고베 항만의 '메리켄 파크'에서 시작돼 올해 23회째를 맞은 '고베 루미나리에 빛의 축제'는 행사장 안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 고베 루미나리에는 일본인들뿐 아니라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인기 있는 겨울 이벤트로 자리매김 돼 매년 행사 기간 동안 수십만 명의 외래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해왔다. 고베에서 이 축제는 매년 성탄절을 2-3주 앞두고 시작해 열흘 가량 진행된다.

루미나리에 축제의 원조는 16세기 후반 이후 시행돼 4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남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치러지는 '성자를 기리는 빛의 축제'이다. 루미나리에 축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시대의 건축양식과 무늬를 본뜬 입체적 목조 건축물에 조명등을 화려하게 장식해 환상적인 지상 최대의 예술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악의 대지진 참사의 깊은 상흔의 아픔을 간직한 고베는 과거의 슬픔에만 머물지 않고 긍정적 마인드로 창의적 소프트웨어 관광매력 구축에 만전을 기해 새롭게 거듭 나고 도약했다. 그 결과 온고지신의 항구도시로서의 명성과 낭만의 실체를 강력하게 선보이고 있어서 사시사철 여행자들은 고베로의 자유여행을 즐겨 떠난다.

그리고 고베 자유여행 길에는 옛 거리 기타노 이진칸 일대를 거닐며 고베 산 빵과 케이크의 오묘한 미각을 즐기자. 겨울 빛의 축제기간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베의 항만 일대에서 만끽할 수 있는 백만 불짜리 야경을 맘껏 즐기자. 귀로에는 고베 도심에서 30분이면 주파 가능한 아리마(有馬) 온천을 찾아 겨울 여독의 찌꺼기를 씻어내면 더욱 좋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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