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C 청년작가展

임형선, 반복
임형선, 반복
대전 갤러리C에서는 31일까지 청년작가 기획 초대전을 연다.

이번 기획초대전은 올해 갤러리C에서 전시를 했던 박민효·박홍미·임형선 작가 마무리전시로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부산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박민효 작가는 2014년 제35회 근로자 문화예술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제41회 부산미술대전, 제3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에 입상하며 주목받고 있는 청년 작가다. 박 작가는 `달동네`인 고향을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다. 달동네의 골목골목을 미로로 표현한 작가는 구석구석 걸으며 결국 자신의 목적지인 출구를 찾아가는 점에서 `인생`을 본다. 작가는 종이 위에 한 가지 굵기의 중성펜으로 `미로`를 그려 치밀한 작품을 완성한다.

박 작가는 "내 작업물은 `미로`의 형태로 종이에 직접 중성펜이나 방수펜으로 작업했으며 미로이다 보니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오직 한 가지 길로만 마침점까지 도달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생이 수많은 선택을 하고 선택을 강요받듯이, 미로는 새로운 갈래길이 나올 때마다 선택을 요구한다. 인생은 선택에 따른 정답이 없지만 미로는 잘못된 길을 확실히 알 수 있어 명쾌할뿐더러 결국엔 정답(끝점)에 다다를 수 있어 개운한 맛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단순화시킨 풍경 배경에 집과 빨간 사과를 넣는 특색있는 작업을 하는 박홍미 작가는 "나의 작품에는 항상 빨간 사과 한 알이 등장하고, 그 사과는 나 자신을 상징한다"면서 "나는 사과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과 다양한 존재들의 바라보기, 나 자신의 바라보기, 세상의 이야기 등을 작품으로 풀어나간다.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선택, 변화, 성장, 바라보기 등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과는 나를 상징하는 소재이자 바라보기의 주체이지만 바라보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작품 속 세상, 집, 동물이 사과를 바라보기도 하고, 작품 속 사과가 작품 밖을 바라보기도 하기 때문이다"며 "이처럼 나 뿐만 아니라 세상 많은 이들은 세상의 구성요소들과 다양한 관계를 이루며 많은 것을 바라보고, 선택을 하고, 성장하며, 자신이 선택한 오늘을 살아간다"고 말했다.

임형선 작가는 철침을 반복적으로 캔버스에 박아 현대인의 반복적 일상을 표현했다. 일반적인 의미에서 철침은 반기계적인 힘을 가하여 문서 꾸러미를 묶고, 고정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작가는 그것을 목적의 전이(轉移)로 화면을 구성하는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작가는 "현대인들은 반복적인 일상을 매일 마주하지만 그러면서 사소한 변화는 분명히 있다"며 "그래서 이 작품들도 같아 보이지만 분명히 다른 작품이고 끝에서 갈라지는건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내 작업은 현대 대량 소비사회에서 낙오되지 않고, 도태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고 말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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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미 사과의 외출-궁남지,65.1X45.5cm(15M), oil on canvas, 2017
박홍미 사과의 외출-궁남지,65.1X45.5cm(15M), oil on canvas, 2017
박민효, 유부남과 유부녀, 32cm X 46cm, 면지에 중성펜,2017
박민효, 유부남과 유부녀, 32cm X 46cm, 면지에 중성펜,2017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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