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맥키스 컴퍼니

조웅래 회장이 지역의 고교를 찾아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찾아가는 힐링멘토 강연을 벌이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조웅래 회장이 지역의 고교를 찾아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에게 찾아가는 힐링멘토 강연을 벌이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주류회사가 황토를 뭉터기로 사서 해마다 산에 뿌린다. 어느 날은 오페라 단원을 모집하더니 산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게 했다. 한겨울에는 시민들의 옷을 벗기고 마라톤을 뛰게 한다. 이제는 고등학생들을 찾아다니며 멘토를 자처하고 있다. 대전의 향토기업 맥키스컴퍼니 이야기다. 이들이 보여준 기행에 가까운 이야기는 10여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맥키스컴퍼니의 사회공헌은 멀리 있지 않다. 계족산과 학교, 그리고 중앙로에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맥키스가 움직인다. 기업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기 위한 일이라면 그들은 오늘도 기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들은 왜 산에 황토를 뿌렸나=맥키스컴퍼니는 2006년 계족산 등산로 14.5㎞ 구간에 황톳길을 처음 만들었다. 황톳길의 시작은 사소한 배려에서 시작됐다. 당시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은 평소 자주 찾던 계족산을 지인들과 함께 걷던 중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 불편하게 걷자 자신의 운동화를 내줬다. 맨발이 된 조 회장은 계족산 자갈길을 한참 걸으며 발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날 저녁 하체가 따듯해지고 머리가 맑아져 오래간만에 편하게 잠이 들었다. 맨발걷기가 몸에 좋다는 것을 체험한 조 회장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 황토를 사서 계족산에 뿌리기 시작했다. 황톳길을 만드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흙더미를 산길에 뿌리는 작업은 보통 사람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사람들의 시선도 처음에는 의구심이 가득했다. 멀쩡한 산길에 흙을 들이붓는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우공이산(愚公移山)이 영락없다. 황톳길을 까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자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몰려들자 이번에는 숲속음악회를 열었다. 정진옥 단장을 필두로 구성된 맥키스오페라 뻔뻔한 클래식 단원들이 2007년부터 산에 올라 맨발걷기체험을 하는 시민들에게 노래와 공연을 보여줬고, 1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주말이면 5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가 됐다.

◇깨진 항아리 같은 황톳길=콩쥐팥쥐의 설화에 깨진 항아리가 등장한다. 아무리 물을 길러 항아리에 부어도 차오르기는커녕 구멍 사이로 흘러나가기 일쑤다. 황톳길이 그랬다. 매년 전국 방방곡곡에서 황토를 구해 계족산에 깔아놓으면 장맛비에 쓸려가는 양이 어마어마했다. 황톳길을 처음 깔기 시작했을 때는 3000t이 넘는 황토를 구해 해마다 채워야 했다. 황톳길이 조성된 지금에 이르러서도 매년 2000t가량의 황토를 들이붓는다. 맥키스컴퍼니는 매년 봄마다 황토를 구해 유실된 황톳길을 복구한다. 4월 봄꽃이 필 무렵이면 숲속음악회가 개장하고 계족산 황톳길을 찾는 맨발관광객이 늘기 때문.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은 단순히 황토를 깔아서는 되지 않는다. 날이 건조해 황토가 굳어 딱딱해지면 뒤집고 물을 뿌려 말랑말랑한 상태로 만들고, 비가 오면 질퍽이는 진창이 되지 않도록 비닐로 덮기도 한다. 쉴 새 없는 손길 덕에 계족산 황톳길은 연간 7억 원의 관리비가 들지만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명소로 발전하는 모습에 작업을 멈출 수 없었다. 황톳길을 만든 맥키스컴퍼니는 이곳에 맨발걷기캠페인, 숲속음악회, 맨발축제 등 다양한 문화축제를 열었다. 덕분에 계족산 황톳길은 한국관광공사가 꼽은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됐고 5월에 꼭 가볼만한 곳,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33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친 청춘에게 힐링멘토로=매년 수능이 끝난 후면 맥키스컴퍼니가 바빠진다. 수험생활에 지친 고교생과 교사, 학부모를 위한 `찾아가는 힐링멘토`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을 비롯해 맥키스오페라 뻔뻔한클래식 단원들은 지난 6년간 93개 학교를 찾아가 5만여명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과 호흡했다. 올해도 지난달 27일 대전 우송고를 시작해 대전과 세종, 충청지역 16개 학교, 1만여명에게 강연을 펼치고 있다. 조 회장은 맥키스컴퍼니를 인수하기 전 700-5425 벨소리 서비스로 벤처신화를 일궈낸 바 있다. 프로그램은 이에 걸맞춰 26년간 사업을 하며 어려움을 이겨낸 역발상 강연과 함께 맥키스오페라 뻔뻔한클래식 공연으로 이뤄져있다.

조 회장은 "고교생들에게 인생 선배로 나답게 사는 법을 전하고 싶어 프로그램을 해마다 이어가고 있다"며 "수능시험으로 지친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이 치유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강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1월 1일 11시 11분 11초=1이라는 숫자가 도열할 때 맥키스컴퍼니가 개최하는 대전 맨몸마라톤이 시작된다. 내년 1월 1일 11시 11분 11초 엑스포시민광장에는 이른바 `알몸` 물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지난해 첫 대회를 시작으로 3회째를 맞은 대전 맨몸마라톤은 새해 첫날 맨몸으로 달리며 각오를 다지는 이색 새해맞이 마라톤이다. 지난 1월 1일 대회에는 전국에서 2000여명이 대전을 찾아 과학도시 대전의 풍경을 즐기며 온 몸으로 새해를 맞이한 바 있다. 내년 1월 치러질 `2018 대전 맨몸마라톤은 엑스포시민광장을 시작해 갑천길, 한밭수목원, 유성 유림공원, KAIST, 과학공원 등 7㎞ 코스로 이뤄져 있다. 마라톤의 명칭과 걸맞게 이날 남자는 상의를 벗고, 여성은 민소매 형태의 의상을 입어야만 뛸 수 있다. 이 밖에 맥키스컴퍼니는 마라톤 대회 당일 맥키스오페라 공연과 새해소망을 담은 풍선 날리기, 바디페인팅, 포토존 등을 마련해 새해 분위기를 고조시킬 계획이다. 결승점에는 새해맞이 박깨기, 꽃길 걷기, 응원공연도 준비할 예정이다. 맥키스컴퍼니 관계자는 "새해에는 흔히 동해바다나 산 정상에서 각오를 다지지만 생각을 바꿔 해가 중천일 때 태양의 기운을 받아 달리자는 취지로 대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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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힐링멘토 프로그램에서 정진옥 맥키스오페라 단장이 고교생들에게 꽃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찾아가는 힐링멘토 프로그램에서 정진옥 맥키스오페라 단장이 고교생들에게 꽃을 나눠주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세종호수공원에서 펼쳐진 뻔뻔한클래식 공연.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세종호수공원에서 펼쳐진 뻔뻔한클래식 공연.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 황톳길에서 맥키스오페라 뻔뻔한클래식 단원들이 숲속음악회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 황톳길에서 맥키스오페라 뻔뻔한클래식 단원들이 숲속음악회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매년 1월 1일 11시 11분 11초에 열리는 대전 맨몸마라톤 참가자들이 알몸으로 새해맞이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매년 1월 1일 11시 11분 11초에 열리는 대전 맨몸마라톤 참가자들이 알몸으로 새해맞이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대전 엑스포다리 위의 대전 맨몸마라톤 참가자들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대전 엑스포다리 위의 대전 맨몸마라톤 참가자들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 황톳길 전경.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계족산 황톳길 전경.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등산객들이 계족산 황톳길위에 원을 그리며 맨발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등산객들이 계족산 황톳길위에 원을 그리며 맨발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맨발축제에 참가한 외국인 관람객이 황토가 묻은 발을 내보이며 맨발 걷기를 즐기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맨발축제에 참가한 외국인 관람객이 황토가 묻은 발을 내보이며 맨발 걷기를 즐기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맨발축제 관람객들이 황토가 묻은 발을 내보이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맨발축제 관람객들이 황토가 묻은 발을 내보이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대전시민들이 계족산 황톳길에서 맨발축제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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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민들이 계족산 황톳길에서 맨발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맥키스컴퍼니 제공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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