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줄면서 아르바이트로만 생활을 꾸려가는 이른바 `프리터족`들이 사회 곳곳에 넘쳐난다.

프리터족은 `프리(Free)`와 `아르바이트`를 줄인말로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경제불황으로 직장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청년층에 붙여진 신조어다.

그들은 스스로를 `NG족`이라 부른다. 청춘 자체가 `NO Good`이라는 뜻이다.

탈 노동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닐 수 없다.

지난 8월 잡코리아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알바 105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의 56.0%가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프리터족이라고 응답한 590명 중 55.8%는 비자발적으로 프리터족이 됐다고 한다. 정규직 취업이 어려워 프리터 족으로 산다는 것이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올라 7530원이 되면 중소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일 가능성이 커 프리터족 대열에 합류하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프리터족에게 내일은 없다. 해고는 숙명처럼 안고 살아야 하며, 악덕업주라도 만나면 상습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거나 무고한 사람을 도둑으로 몰기도 한다.

최근 청주의 한 편의점주가 임금 문제로 다투던 아르바이트생을 절도범으로 몰아 경찰에 신고한 사건은 프리터족의 현실을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었다. 절도 피해 물품은 비닐봉투 2장, 피해규모는 고작 40원(장당 20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15년에도 울산의 한 업주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체불임금을 10원짜리 동전 1만개로 바꿔 지급했다가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정부가 악덕업주를 단속하고, 프리터족의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열악한 근무조건과 임금구조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저인금 인상에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가 무인 주문기 도입 매장을 확대하고, 점원이 아에 없는 무인 편의점과 무인 주유소 등 인건비 절감 움직임만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 포털 사이트에는 `노력을 안하면 당신은 앞으로 알바 할 기회조차 없어진다`며 한술 더 뜬다. 하루하루를 줄타기 하듯 위태롭게 살아가는 프리터족들이 알바조차 맘 졸이며 구해야 하는 사회가 조금씩 가까워지는것 같아 우려스럽다.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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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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