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변화 속도는 따라 잡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이럴 때일수록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무엇이 중요한지 그 흐름의 바탕에 있는 시대정신을 이해하고, 기본에 충실하도록 실력을 쌓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래학자의 반짝이는 창의력과 예지능력을 보면 미래란 시간이 흘러 그냥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가장 확실한 미래예측 방법은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정보화 시대일수록 기본개념(concept)과 감성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다니엘 핑크는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디자인·스토리·조화·공감·유희·의미 등 6가지를 들고 있다. 이에 대응 개념으로 기능, 주장, 집중, 논리, 진지함, 물질화 등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내용은 좀 더 복합적이고 감성을 겸비해서 융복합적인 것으로 전환시켜야 함을 말해준다.

이 중에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스토리에 관한 것이다. 컬럼비아 의대에서는 전공수업과 함께 이야기 치료 세미나를 병행해 환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고충을 이해하는 훈련을 한다고 알려졌다.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스토리에 대한 수용·해석·반응하는 능력인 공감력을 강조한다. 대표적으로 페이스북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스크랩북킹`은 자신의 일상 생활을 모아 이야기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경우가 해당한다. 이 같은 노력은 스토리가 제공하는 이해와 감성에 사람들이 목말라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를 확장하면 과학에 기반을 둔 전통의학 속에 정신과 감성 건강을 포함하는 웰빙의 모든 면을 고려하는 전인의학(holistic medicine)으로 발전시켜 환자를 총체적으로 치료하는 데에도 응용할 수 있겠다.

해당 사례로 우체국 직원 두 사람이 각기 다른 병원을 찾아가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한 의사는 치명적 질환이 아니기에 항생제 대신 타이레놀 몇 알로 처방해 귀가 시켰으나 며칠 후 환자가 사망한 반면, 다른 의사는 탄저병이라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뭔가 꺼림칙하다는 느낌에 탄저병 항생물질인 시프로를 처방했다. 병원에 입원시킨 다음 감염병 전문가에게 검사한 결과 탄저병으로 판명됐다.

이처럼 의사들은 환자가 느끼는 몸과 마음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고 단순한 설명만으로 공감을 표현할 게 아니라, 말의 타이밍과 음색, 완급, 감정을 움직이는 모든 면에서 전반적인 동조를 나타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사례에서 보듯 다른 사람에 공감하는 직관능력이 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특히 유희 부분에서는 어른들이 항상 우려하는 비디오 게임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면 오히려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물론 게임 중독에 이를 정도가 되서는 안 되겠지만,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넘나드는 점에서 학문과 예술에 대한 배움은 분절된 사실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기에, 여러 사실들을 연결하고 다루는 인지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각 대학마다 미래인재 양성을 목표로 입시가 진행 중이다. 미래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제도는 새롭게 변화혁신하고 있는가? 현재 미국의 명문대학들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성공하도록 충분히 준비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학제도가 수십 년간 바뀌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이 효과적으로 학생들을 준비시키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미국 대학 관계자들은`잘하고 있다`로 80% 넘게 답했지만, 기업 고용주는 11%만이`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많은 대학들이 20세기의 산물로 교육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새로운 대응 접근법이 필요하다.

현대사회에서 지식은 인터넷이 있기 때문에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 우리가 장기적으로 배워야 하는 것은 정보를 어떻게 적용시키고 분석하느냐이다. 모든 영역에서 기초적인 지식을 분석하고, 소통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훈련과 분석적인 교육체계가 필요하다. 우리의 뇌는 능동적으로 학습하지 못하면 그 지식을 내재화하지 못한다.

미래인재의 창조적 발상법은 의외로 단순해 사칙연산을 기본으로 한다. 혁신을 반복하는 덧셈, 기존의 관행을 버리는 뺄셈, 다른 차원을 융합하는 곱셈, 핵심가치를 깨닫고 통섭하는 나눗셈에 의해 창조가 이뤄진다. 구체적으로는 혁신을 계속하고(반복, 결합, 더하기), 기존습관을 버리고(버림, 파괴, 빼기), 차원을 추가하고(통합, 융합, 곱하기), 인수분해로 창조형 메카니즘을 찾는(득도, 통섭, 나누기) 것이라 할 수 있다. 복잡한 사회일수록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인지능력이 있어야 창조적 인재가 될 수 있다. 정종관 충남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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