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요리의 발전은 새로운 별의 발견보다도 인류의 행복에 한층 더 공헌한다."(브리야 샤바랭)

한 사람의 삶을 돌아보면 생의 모든 이벤트에 음식이 함께 했다. 매번 생일엔 미역국을 먹었고, 동지 땐 팥죽을 먹었다. 어떤 기념일엔 초콜릿, 사탕을 먹어야 했고 졸업식 땐 자장면, 장례식엔 귀신을 쫓는 육개장이 옆에 있었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 추수감사절의 칠면조, 부활절의 빵, 달걀 등 모든 행사엔 `좋은 음식`이 옆에서 사람을 행복하게 했고 위로해줬다. 지구 최대의 명절이라는 크리스마스, 이 날을 기념하는 음식은 바로 케이크, 이 중 으뜸으로는 프랑스의 `부쉬 드 노엘(buche de Noel)`을 꼽을 수 있겠다.

부쉬 드 노엘의 부슈(buche)는 불어로 나무토막을 의미하고, 노엘(Noel)은 크리스마스를 뜻한다. 말 그대로 통나무를 닮은 크리스마스 케이크. 기원전 프랑스 켈트족은 일년 중 낮이 가장 짧은 동지에 통나무를 태우는 의식을 행했다. 큰 통나무에 불을 붙여 태우며 해가 다시 길어지는 것을 기념했다고 한다. 이 후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크리스마스 날로 옮겨졌다. 각 가정에서 작은 나무를 태우며 성탄절 식사를 했고, 통나무를 태우는 의미도 남은 땔감을 태워 악운을 없애고 새해의 액땜을 하는 것으로 변하게 됐다. 이 통나무를 본 따 만든 케이크가 부쉬 드 노엘, 통나무 모양의 달콤한 케이크로 성탄절을 기념했고 한 해를 마무리 지었다. 다쿠와즈(dacuoise) 빵 시트에 초콜렛 무스를 넣고 돌돌 말아준 다음 통나무 색깔 초콜릿 글레이즈로 덮어준 후 마지팬, 머랭 쿠키로 장식을 하는 것이 프렌치 정석이다.

프랑스와 더불어 유럽요리를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엔 동그란 `빠네토네(Panettone)` 빵을 만든다. 밀라노의 자존심인 빠네토네는 로마시대에 달콤한 효모빵을 꿀과 함께 먹으면서 시작됐다. 긴 숙성과정을 거쳐 부드럽고 말린 과일 등을 넣어 단 맛을 더한다. 15세기 이탈리아 귀족인 우게토 아텔라니는 가난한 제빵사의 딸을 사랑하게 됐고, 그녀를 돕기 위해 제빵사로 분장해 달콤한 빠네토네를 만들었다. 그 때 빵에 레몬캔디, 건포도, 오렌지 등을 넣고 만들어 큰 성공을 거뒀고 이 빵 덕분에 제빵사 집안의 반대를 이겨내고 결혼에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빠네토네의 `panetto`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빵을 뜻하고 뒤에 확정형 접미사 `one`가 붙어 커다란 빵을 의미하게 됐다고.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강추위에 집 밖을 돌아다니기 무서운 계절이 빠르게 찾아왔다. 윤종신이 부릅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 추위를 잊게 해줄 달콤한 케이크를 식탁에 올려보자. 세계의 명절 크리스마스 그리고 2017년을 달콤한 스윗 엔딩(Sweet ending)으로 장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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