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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프리즘] 빛의 축제가 있는 도시

2017-12-19 기사
편집 2017-12-19 15: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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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물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반짝이는 빛의 장식들이 아름답다. 차가운 겨울밤을 어루만지는 빛의 무리들로 인해 도시공간은 형형색색의 포근함으로 가득하다.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는 도시의 빛깔을 따스하게 바꾼다. 해마다 이때 즈음이면 늘 그랬듯이 전 세계 여기저기서 빛의 축제가 한창이다. 어둠을 밝히는 빛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계절감을 연출하는 소재로 인기가 높지만 빛 축제는 다른 축제와 달리 비교적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축제이기도 하다. 빛의 축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추세인데 지역의 관광자원에 빛의 요소를 더하여 아름다운 볼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빛을 소재로 한 겨울축제는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빛 축제와 프랑스 리옹의 빛 축제가 가장 유명하다. 나이아가라폭포 겨울 빛 축제의 경우 매년 11월 초부터 이듬해 1월 말까지 캐나다 온타리오 주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에서 열리는데 8㎞에 달하는 빛의 투어로드가 조성되어 있다. 이 축제에서는 약 2백만 개의 조명과 100여 개의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조명 전시물을 볼 수 있으며 낮이 짧은 겨울철에는 정작 폭포 관광보다 빛 축제가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 빛의 축제로 불리는 리옹 빛 축제는 올해는 12월 7일부터 나흘간 진행되었다. 축제 기간 중 도시 전체는 마치 커다란 도화지가 된 듯 시청사를 비롯해 생 장 대성당 등 고풍스러운 건물들에 다양한 스토리가 담긴 비디오 아트가 음향과 함께 화려한 빛과 영상으로 그려진다. 프랑스의 리옹 빛 축제는 예술적 수준이 높아 인구 50만 도시에 4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 도시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도 손꼽힌다.

가을철 대표적인 빛의 축제는 인도 디왈리 축제이다. 이 축제는 힌두교 최대의 축제이며 부와 행운의 여신인 락쉬미를 기리는 행사로 올해는 10월 18일부터 나흘간 열렸다. '디왈리(Diwali)'는 '빛의 무리'라는 뜻으로 축제기간에는 작은 등불, 촛불, 향을 피워 집과 마을을 밝히고 갠지스강에 꽃등불인 디야를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빈다. 디왈리 기간 중 인도 전역에서 예쁜 꽃들과 장식으로 꾸며진 집들, 불꽃놀이, 촛불과 등불로 채워진 아름다운 빛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철 빛의 연출로 유명한 축제는 매년 8월 첫 금요일에 개막되는 에딘버러 군악대 축제이다. 이 축제는 에딘버러 성벽에 연출한 화려한 조명을 배경으로 성문 앞 광장에서 800여 명의 출연진이 참여하여 스코트랜드 전통복장을 입고 백파이프와 북을 연주하는 군악대의 공연으로 인기가 높다. 인구가 45만 명에 불과한 에딘버러시는 군악대 축제, 프린지 축제, 재즈블루스 축제, 영화 축제 등 온갖 축제를 1년 내내 개최하는 전략으로 연간 1천2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세계 도시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에딘버러 축제의 꽃인 군악대 축제는 공연의 배경이 되는 성벽에 시간대별 색색으로 조명을 비추고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비디오 아트에 의한 환상적인 빛의 연출로 명성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야간경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빛의 축제와 이벤트가 활성화되고 있다. 조명, 등불, 레이저, 폭죽 등을 이용한 행사는 시각적 집중력이 높아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흥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다른 도시에서 성공한 주제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지역의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도시 특성을 드러내는 고유한 주제를 개발하여 스토리와 프로그램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전은 빛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도시이다. 첨단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빛의 연출 공간으로는 먼저 과학 공원일대와 갑천 수변공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갑천을 중심으로 한 물과 빛과 불꽃의 다이내믹한 연출에 더하여 과학 공원 밤하늘에 레이저 빔으로 쏜 거대한 평행사변형 등을 입체적으로 떠오르게 해 첨단과학도시 대전의 위용을 과시하는 빛의 축제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대전역 광장과 중앙로 일대에서 열리는 빛과 영상의 비디오 아트에 의한 빛의 축제도 상상해 볼 수 있다.

매력과 개성이 넘치는 아름다운 도시, 대전을 만들어 가기위해 치밀한 전략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2018년도 파이팅!'

이진숙 충남대 공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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