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방중 결산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 방중을 통해 양국간 관계복원을 공식화했다. 크고 작은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을 사실상 해소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발전을 위해 각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최대 성과로 꼽힌다. 정상간 핫라인을 구축하고, 한반도에서의 전쟁불가론에 합의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과 중국은 지난 14일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정상화를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사드 문제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갈등 증폭보다는 추가 논란을 막자는 데 방점을 찍었다. 지난 달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역사 앞은 책임`까지 언급하며 재론의 여지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의 적절한 처리`를 희망 한다고 톤을 낮췄다. 미래지향적 관계복원을 강조하며 향후 긴밀한 소통을 위한 정상간 핫라인 구축에 합의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시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이처럼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15일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선 구체적 성과물을 도출해냈다. 문 대통령이 "사드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분야가 많다. 비록 중국 정부가 관여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사드로 인해 위축된 기업과 경제 분야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리 총리는 "향후 양국 경제 무역부처 간 채널을 재가동하고 소통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며, 중한 관계가 발전하면 한국 기업은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사드문제로 양국관계, 특히 기업간 거래 등이 크게 위축됐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함께 양국이 전쟁불가론과 북한 비핵화를 근간으로 한반도 평화 4대 원칙에 합의한 것도 향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주요 성과로 꼽힌다.

다만 중국 측의 의전 홀대론과 기자폭행 사태가 불거진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청와대 측은 느닷없는 홀대론에 당황스럽고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방중 기간 중 시 주석과의 만찬, 리 총리와의 오찬을 제외하면, 문 대통령이 모두 `혼밥`(중국 고위 관계자 없이 우리 측 참모하고만 밥을 먹었다는 의미)을 했다는 점을 들어 홀대를 당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 측은 "과거 전직 대통령들도 방중 기간 중국 정상과 식사를 한 차례만 한 적도 많다"고 일축했다.

한국 취재진이 중국 경호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을 두고도 말이 많다.

중국 정부의 특수한 언론관과 공안의 비인권적 행태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대통령을 근접 취재하던 기자들이 무차별 폭행당한 것은 한국에 대한 중국의 일반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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