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 리베라호텔의 이달 말 폐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연말까지 불과 열흘 남짓한 시일이 남아있을 뿐이고 이 기간에 어떤 획기적인 전환점이 모색되지 않으면 유성 리베라호텔 간판이 속절없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당장 직원들의 대량 실직 사태를 불러올 것이고 온천 도시 유성의 상징성에도 적잖은 후유증을 남길 공산이 커 난감하다.

유성 리베라호텔은 인접한 유성관광호텔과 투톱을 형성해 왔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 호텔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은 지 꽤 됐고 그럼에도 호텔측은 모호한 태로 일관해 온 게 사실이며 그러다 업장 폐쇄라는 극약처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설마했던 일이 `발등의 불`이 돼 떨어지자 유성권 관련 업계나 유관 단체 등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5일 허태정 유성구청장 주재로 구청회의실에 모여 지역상생발전 간담회를 갖는 등 부산하게 움직인 모양이다. 이 자리에서 리베라호텔 폐업사태와 관련해 `경영정상화 이행 촉구문`을 채택해 모기업인 신안그룹 측에 전달키로 했다고 한다. 최악의 상황을 피해보자는 내용의 요구사항에 대해 모기업 차원에서 어떤 수준의 답변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호텔 측은 "경영악화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하다"며 "이달 말 폐업신고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모기업 측이 이를 `파기`하는 것을 기대해볼 수는 있겠지만 녹록하지 않을 듯하다.

유성 리베라호텔은 건물 규모나 내부 시설, 지리적 요충성 등 면에서 대안 개발 구상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 존재만으로 유성의 관광자산 이미지가 굳어져 있어 지역의 공공재 성격을 띤다고 해도 지나친 해석은 아니다. 더구나 무슨 공휴지나 나대지를 개발하는 것도 아니고 오랜 세월 유성을 지켜온 랜드마크 격 건물이 그 본래적 기능과 경영 지속성을 포기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공헌성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안그룹 레져 부문 전국 3개 호텔업장중 유성 리베라호텔을 떼어내려는 경영적 배경도 납득이 안 간다. 유성구청 대응도 굼뜨다. 버스가 떠나려는 판에 시동을 꺼 달라는 식으로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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