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건조해지면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부족이나 눈물막의 과도한 증발로 인해 노출된 눈꺼풀 틈새의 안구표면이 손상돼 눈의 불쾌감 및 자극증상을 일으키는 눈물막 질환이다.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병이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각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시력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는 질환이다.

안구건조증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크게 눈물 생성이 부족한 경우와 눈물층의 이상으로 눈물이 빨리 증발돼 생기는 경우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눈꺼풀의 염증, 렌즈 착용, 자가면역질환자, 약물에 의한 반응, 생활습관 등 이유로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으로는 눈이 따갑고 타는 느낌, 콕콕 찌르는 아픔, 가려움증, 이물감, 뻑뻑함, 쓰라림, 눈꺼풀이 무거운 느낌, 눈부심, 안구 피로감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는 안구표면에 건조함을 느끼는 특이적인 감각기가 없어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각자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때로는 오히려 눈물이 더 나온다고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는 이물감 등의 자극에 대한 반사작용으로 주 눈물샘의 눈물이 더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 환자들의 증상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증상이 밤에 심해지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악화되는 등 하루 중에 변동이 있다. 둘째, 독서·텔레비전 시청 등 계속적인 눈의 집중을 필요하는 경우, 에어컨, 연기, 비행기 안의 낮은 습도 등에 의해 증상이 악화된다.

안구건조증은 환자의 증상과 눈물막 파괴시간 측정, 눈물 분비량 검사, 각막과 결막의 생체염색 등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치료목적은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고 객관적인 검사소견을 호전시키는 것이다.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안구건조증은 완치가 되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로 악화되지 않고 호전될 수 있음을 이해시킨다.

건조증을 치료하는데 기본적인 약제는 인공눈물이다. 인공눈물은 눈에 물기를 더해서 표면을 적셔주고 오랫동안 수분을 저장함으로써 환자의 눈을 편하게 한다. 현재 많은 종류의 인공눈물이 제품으로 나와 있으므로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인공눈물에는 세균감염 방지 목적으로 보존제가 들어 있어서 눈에 독성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으므로, 하루 4번 이상으로 자주 사용해야 하는 심한 건조증에서는 보존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침에 건조해 눈뜨기가 힘든 증상이 있는 경우는 자기 전 인공눈물 성분의 안연고를 사용함으로써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연고는 낮에 사용하면 흐리게 보이는 문제를 일으키므로 밤에 잠자기 전 소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심한 건조증에는 환자 자신의 피를 정제한 자가혈청을 안약으로 만들어서 사용하기도 하며, 혈청 내의 여러 성장인자와 비타민A 성분이 안구표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이클로스포린A 성분의 안약은 항염증 작용으로 눈물샘의 파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중등도 이상의 건조증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눈물의 점액성분을 증가시키는 치료약이 도입돼 눈물막 파괴시간이 짧은 형태의 안구건조증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건조증이 눈꺼풀의 염증과 관련돼 있는 경우는 눈꺼풀의 청결을 위해 마사지를 하거나 깨끗이 씻는 것이 좋고, 항생제 안약이나 전신적인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고병이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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