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14일 대전과 세종,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올해 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세종이 영하 15.9도를, 계룡은 영하 15.7도를 기록하는 등 최저점을 찍었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며 출근길 시민들의 발길을 재촉했고, 도심 산책로는 한산하기만 했다. 이날 전남과 경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한파(寒波)는 겨울철에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서고동저(西高東低)의 전형적인 겨울형 기압배치에 있을 때 북서계절풍이 강하게 불고 한파가 몰아닥친다. 한파주의보는 10월에서 다음 해 4월 사이에 최저 기온이 전일 대비 10도 이상 낮아 3도 이하로 떨어질 때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발효된다. 역대 최저기온은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한파가 불어닥친 1981년 1월 5일이다. 이날 경기도 양평군의 경우 영하 32.6도를 기록했다. 북한에서는 1931년 1월 12일 중강진에서 관측된 영하 43.6도가 최저다.

날씨만큼이나 지역 경제계도 한파의 연속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와 지역 중소기업은 자금사정 악화를 우려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 위축으로 매출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은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사업주들의 이 같은 고민은 지역 고용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벌써부터 채용인원을 줄이거나 심지어 고용인원 감축을 고려하는 것. 아르바이트 시장에도 찬바람이 거세다. 겨울 방학을 맞아 학비 마련 등을 위해 대학생을 중심으로 아르바이트 수요는 늘고 있지만 지역 고용시장에는 여유가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는 172만 3000명으로 전년에 견줘 21만 9000명 증가했다. 결국 장기화된 고용침체에 최저임금 부담까지 겹쳐 채용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새해를 비관적으로만 맞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 한파의 매서운 추위에서 지역 경제계가 벗어날 지 궁금하다. 맹태훈 취재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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