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33)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러 대전지역의 한 병원에 갔다가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미 예약이 꽉 차있는데다가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시민이 많아 당일 검진 또한 어려웠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씨는 하루하루 지나가는 날짜를 보면서 마음을 졸이고 있다.

김씨는 "올해 건강보험공단 주관 건강검진 대상자임에도 바쁜 일상생활을 핑계로 미루다 보니 지금까지 검진을 받지 못했다"며 "올해가 가기 전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예약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전지역 내에서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의료 기관에는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1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건강검진을 받는 인원은 각 의료기관 마다 연 초에 비해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병원을 비롯한 종합병원 등 의료기관에는 지난 10월부터 건강검진 예약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시민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의 경우 지난 1월 기준 일 평균 200여 명 정도가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이달 들어 일 평균 500여 명이 지부를 찾고 있다. 지역 내 대학병원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는 관련법에 따라 사무직 종사자들은 2년에 1번, 비사무직은 매년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해진 기간 안에 건강검진을 받지 못 할 경우에는 해당 사업장이나 개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매년 연말이 되면 그동안 건강검진을 받지 못한 직장가입자들이 몰리면서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며 "연초에는 건강검진 인원이 적다가 추석이 지난 이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합병원 관계자는 "건강검진 환자가 몰리다 보니 관련 부서의 인력 지원은 물론 단시간 근로자를 채용해 업무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올해 안에 꼭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는 내년 1-2월에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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