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여행자
그는 왜 쉼표 아닌 물음표 가득한 여행을 시작했을까. 사회에 희망이 사라진 가운데, 저자 자신의 미래도 쉽사리 내다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열여덟, 곧 있으면 스물. 나이를 먹어감에 있어 짜릿함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성인이 된다는 것은 곧 지금까지 몸담아왔던 부모님의 그늘 아래서 독립한다는 뜻이다. 저자는 "과연 나는 2년 내에 부모님으로부터 이 세 가지 독립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는 생각을 풀어놓는다. 선뜻 `그렇다`는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의 앞길은 막연하고 또 막막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저자를 괴롭히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우리는 더 열심히 공부하는데 왜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더 치열하게 노력하는데 왜 더 나은 삶을 살 수 없을까. 더 열심히 일하는데 왜 가난해지기만 할까.
이 책은 환대하는 가족들, 질문하는 학생들, 역사를 반성하는 청년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과 한국 사회를 돌아본다. 학교 바깥에서 하는 `자기 주도적 진짜 공부`는 유럽 곳곳을 무대로 그들의 역사·문화적 자양 속에서도 계속되고, 저자는 배우고 성장한다. 이 책은 저자만의 `진짜 공부`로 키워온 인문학적 지식과 사유를 유럽 공동체와 만나며 하나씩 꺼내 숙고하고 다듬어간 여정이다. 이호창 기자
임하영 지음/ 천년의상상/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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