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3선인 김성태 의원이 12일 선출됐다.

김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총 투표 108명 중 55명의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한 홍문종 의원을 따돌리고 1차에서 과반수를 넘어 당선됐다. 정책위의장에는 재선의 함진규 의원이 선출됐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인사에서 "이제 우리는 야당으로서 그동안의 아픔과 상처를 녹아내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는 전사로 나서야 한다"면서 "서민 노동자와 함께하는 정당이 되서 국민들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내겠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친홍준표계 김 원내대표와 친박근혜계 홍문종 의원간 양자 대결 구도로 흐르는 듯 했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중립성향 의원들 간 단일화를 이뤄 한선교 의원이 최종 후보로 선출돼 3자 구도가 형성됐다.

의원들의 선택은 혼란보다는 화합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계파간 갈등을 더 이상 확대하기보다는 봉합한다는 차원에서 홍 대표와 손발이 맞는 김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 준 것.

특히 지난 국회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의 존재감이 상실됐다는 점에서 강경한 대여투쟁이 필요하다는 데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친박계 재선인 함 의원을 영입하면서 경쟁 후보인 홍 의원 등에게 쏠릴 우려가 있는 친박계 표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된다.

김 원내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우선 당내 봉합되지 않은 계파간 갈등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당장 친박계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출당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 또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안과 관련해서도 당내 입장을 정리해 제1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되살려야 하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내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진행할 예정인 개헌안 처리를 두고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입법전쟁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도 김 원내대표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개혁입법안 처리를 두고 국민의당 등 야당과 어떤 식으로 관계개선을 이뤄나갈지도 김 원내대표의 몫이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6개월여 남은 지방선거에서 지지층을 재결집시켜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다당제인 현 국회 상황을 얼마나 현명하게 이끌어 나가느냐도 김 원내대표가 풀어나갈 숙제라는 게 당 안팎의 분위기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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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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