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성특구] 下 관광특구 명성 어떻게 되찾나

유성관광특구가 특구 지정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뚜렷한 대책없이 시설 낙후 등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족욕장 등 온천로 일원과 유성관광특구 전경. 신호철 기자
유성관광특구가 특구 지정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뚜렷한 대책없이 시설 낙후 등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은 족욕장 등 온천로 일원과 유성관광특구 전경. 신호철 기자
유성관광특구가 쇠퇴한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관광수요 변화를 지목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입히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과거 유성온천의 전유물로 통했던 유흥가의 색깔을 지우고 가족단위 관광객을 이끌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거나, 새로운 상권으로 떠오른 봉명지구의 유동인구를 연계시킬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대전시관광협회와 유성관광진흥협회, 관광학계 등에 따르면 만성적인 침체를 겪는 유성관광특구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낙후된 시설 개선과 타 지역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김정옥 우송정보대 호텔관광과 교수(대전시관광협회 이사)는 "유성관광특구의 쇠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부터 호텔 폐업이 잇따르면서 명성을 잃어왔는데 대전시나 유성구는 이에 대한 대책 또는 계획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 "유성관광특구는 현재 해외나 타지역 관광객 유입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선 먹거리, 볼거리 등 유성온천에 특화된 콘텐츠가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대한온천학회장은 "유성온천은 과거 1990년대 호황기 당시 모습 그대로인 유흥가가 밀집돼 저녁 시간대 성인들만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요즘 휴양시설의 주요 고객은 자녀와 함께 오는 가족단위 고객인데, 유성온천은 이런 관광트렌드와 전혀 다른 문화적 이질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성관광특구의 재도약을 위해선 주요 타깃을 가족단위의 관광객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성온천의 역사성을 활용해 단순한 휴양에 머무를 것이 아닌 어린이 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콘텐츠가 시급하다고도 곁들었다.

손치영 유성관광진흥협의회 사무국장은 "유성관광특구는 최근 관광휴양시설의 트렌드답게 좁게는 어린이 관광객을, 넓게는 가족단위 관광객을 이끌어 들일 콘텐츠로 승부수를 내야 한다"면서 "역사성을 활용한 교육콘텐츠를 구축해 키즈마케팅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 상권으로 급부상한 봉명지구가 유성관광특구를 재도약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각기 다른 시각을 보였다. 봉명지구의 고객유입효과로 인해 유성관광특구의 재도약 가능성을 높게 점친 반면 일부는 오히려 상권양분화가 가속화되거나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손치영 사무국장은 "최근 부각한 봉명지구는 이미 상권이 활성화된 상태로 쇠락한 유성온천 상권에도 각종 경제효과를 뻗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단 유동인구가 몰리고 있는 만큼 유성온천으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옥 교수는 "봉명지구는 단순히 지역민을 위한 공간이지 타지역 관광객을 유치할 만큼 매력적인 유인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봉명지구 카페거리는 유성관광특구와 연계성이 적어 연계콘텐츠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상권 양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철우 회장은 "최근 들어 봉명지구에 먹자골목이 형성되면서 봉명지구는 찾아도 유성온천을 찾는 발길은 적은 편"이라며 "봉명지구-유성온천 간 거리가 가깝다는 장점을 활용해 유동인구가 순환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유성구도 관련 사업 추진 시 이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욱·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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