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둔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방중 준비에 전념했다.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도 총리 주재로 갖게 하는 등 공식 일정 없이 참모진 보고를 받으며 순방 막바지 준비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올해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13일부터 3박 4일간 중국 베이징과 충칭을 방문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받아 국빈방문하는 만큼, 이번 기회에 미래지향적인 한중관계의 틀을 마련하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봉인됐다던 사드 문제가 또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외교안보 분야에 이견이 적지 않아 얼마만큼 실질적 관계 회복조치에 뜻을 모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후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공식환영식 참석으로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한중 정상은 확대 및 소규모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중국 경제사령탑인 리커창 총리와도 순방 중 별도 회동할 예정이다.

문제는 사드를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북 핵에 대한 해법에 있어서도 온도 차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한중정상회담 뒤 회담 결과를 양국이 공동성명이나 공동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채 언론발표도 개별적으로 확정해 진행하는 것과도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성명을 채택할 경우 사드 문제를 넣어도, 빼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우리 측은 미국 측의 강력한 제제를 적극 지지하는 반면,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상황이다.

베이징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15-16일 충칭을 방문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마지막 청사가 있던 곳이자,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일대일로`의 출발점인 이 곳에서 문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구상에 힘을 싣는 동시에 우리 정부의 신북방·남방 정책과의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충칭 방문기간 중 중국 서열 2위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 한국의 국회의장격인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중국의 차세대 정치지도자로 평가받는 천민얼 충청시 서기관과 면담 및 오찬을 갖고 북핵 문제 및 한중관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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