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옥심(오른쪽) 여사가 12일 충남대를 찾아 오덕성 총장에게 부동산과 현금 등 5억 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제공
성옥심(오른쪽) 여사가 12일 충남대를 찾아 오덕성 총장에게 부동산과 현금 등 5억 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낸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대 제공
"저도 복순 언니처럼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 왔는데 이제야 실천하네요."

`김밥 할머니`로 유명한 故(고) 정심화(법명 正心華) 이복순 여사와의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는 성옥심(89) 여사가 12일 충남대학교에 5억 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성 여사는 4억 원 상당의 부동산과 1억 원의 현금을 충남대 발전을 위해 써 달라며 기부했다. 성 여사는 이 여사와 대전 중앙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며 인연을 맺었다. 비록 서로 다른 가게를 운영하고 20살 가까운 큰 나이 차이가 났음에도 성 여사는 이 여사를 항상 `언니`라고 부르며 애틋한 정을 쌓았다.

이 여사는 장사 수완이 뛰어난데다 음식 솜씨까지 좋아 포목점과 여관, 식당 등을 운영해 성 여사를 살뜰히 챙겼고, 성 여사는 이런 이 여사를 큰 언니처럼 따랐다.

그러던 1990년, 이 여사가 현금 1억 원과 시가 50여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면서 대한민국을 놀라게 만들었다.

성 여사는 "1990년 당시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충남대에 통 큰 기부를 하는 복순 언니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역시 대단하다`고 느꼈다"며 "나도 언젠가는 언니처럼 좋은 일에 기부할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마음 속에만 간직했던 다짐은 2년 전인 2015년 12월, 충남대에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4억 원 상당의 아파트 기부로 25년 만에 실천으로 옮겨졌다. 당시 충남대는 발전기금 전달 행사를 적극적으로 권유했으나 주변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 기부 사실을 감췄다.

그리고 지난 8월 7일 25주기 이 여사 추모문화제가 치러진 충남대를 찾아 마음 속에만 살아 있는 복순 언니를 만나면서 현금 1억 원 기부를 약속하게 됐다. 25년째 이 여사의 추모제를 지내며 여사를 기억하고, 장학회를 만들어 후학을 양성해 기부의 참 뜻을 이어가고 있는 충남대의 기부자에 대한 정성에 마음을 연 것이다.

성 여사는 "기부는 남몰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충남대가 매년 복순 언니를 추모하고 그 마음을 기리는 것을 보면서 이번에 기부와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면서 "함께 있지는 않지만 언니에게 자랑하고 싶은 떳떳한 동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대는 `성옥심 장학금`을 만들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호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