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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지글… 들리나요 노릇노릇 익어가는 겨울 소리

2017-12-12기사 편집 2017-12-12 15: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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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흐르는그곳 골목길] 16 청주 삼겹살거리

첨부사진13 3데이 삼겹살축제 시식회. 사진=청주시 제공
"생선을 팔기 위해 목청을 높여 손님을 불러 모으는 어물전 상인, 작은 광주리를 펼쳐놓고 파와 채소 등을 팔던 난전 할머니, 여기에 떠돌이 약장수의 걸쭉한 입담이 더해져 사시사철 인파로 북적였던 청주를 대표하는 시장통이었지."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추억하는 청주 서문시장의 풍경이다.

수많은 인파로 활기가 넘쳐나던 청주 서문시장은 남문시장에 이어 청주에 개설된 두 번째 현대시장으로 1961년 8월 26일 개설 인가가 났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인파가 몰리다보니 자연스레 인근 식당들도 호황을 누렸다.

여기에 1972년과 1973년 고속버스터미널과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이 서문시장 인근에 잇따라 들어서면서 서문시장은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청주시외버스터미널이 생기면서 일대에는 여관과 관광호텔까지 들어서는 청주 상권의 노른자 땅이었다.

이곳 인근 상점들은 불야성을 이뤘고 상점주인들은 청주에서 '알짜 부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화려했던 서문시장의 영광은 급속도로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1999년 도심이 혼잡하고 청주 서부권 개발에 따라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이 가경동으로 이전하면서 부터다.

또 터미널이 이전한 자리에는 외국계 대형유통매장인 까르프(현 홈플러스)가 입점하면서 서문시장의 상점들은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서문시장 상인회는 가게를 무상으로 빌려주겠다는 제안까지 했으나 선뜻 장사를 시작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불황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던 서문시장의 긴 불황의 터널은 2011년 들어서면서 회생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을씨년스런 서문시장에 삼겹살 거리를 조성하자는 제안이 서문시장 상인회로부터 나온 것이다.

삼겹살이 청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거론돼 온 상황에서 쇠락한 서문시장에 삼겹살 거리를 조성해 인파가 다시 북적이는 서문시장의 옛 명성을 회복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이 받아들여지기 까지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쇠락한 상권에 더 이상의 투자는 무의미하다는 여론도 많았다.

삼겹살은 요리의 재료일 뿐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청주삼겹살'의 정체성부터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사업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일부 세입자들이 돈을 투자하기를 꺼리는 미온적인 대응도 문제였다.

하지만 몇몇 상인들이 주변의 우려에도 삼겹살거리발전위원회를 결성하고 삼겹살거리 조성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예로부터 청주는 삼겹살의 고장으로 이름나 있어 삼겹살거리를 조성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편에 청주는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돼 있을 정도로 청주는 삼겹살의 원조도시로 유명하다는데서 착안했다.

지난 1960년대 서문시장 전성기 때부터 '고속주점', '창미식당', '금순이 은순이' 식당 등에서 특유의 삼겹살 요리로 명성을 얻었다.

청주가 삼겹살의 원조도시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청주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간장구이의 시초가 된 '시오야끼' 때문이다.

지금은 소금구이가 '시오야끼'라고 알려져 있지만 당시 청주에서는 소금구이와 간장구이 모두 '시오야끼'라고 불렀다.

청주 토박이들은 삼겹살을 연탄 불 위에 얹어 왕소금을 뿌려 구워 먹거나 간장 소스에 적셔 파절임과 함께 먹었던 일명 '시오야끼'가 청주에서 시작됐거나 유행한 것으로 믿고 있다.

서문시장 상인들도 '추억의 시오야끼'를 테마로 한 청주의 특색있는 삼겹살을 다양한 맛으로 즐길 수 있는 특화 거리를 조성하면 인적이 끊긴 서문시장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옛 서문시장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라고 확신했다.

'시오야끼'를 테마로 한 삼겹살 거리 조성은 쇠락한 서문시장의 화려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청주시도 삼겹살 거리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 힘을 보태고 나섰다.

2011년 4월 삼겹살거리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한 달 후 관련 부서장 회의를 열어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사업 타당성 검토 결과 삼겹살은 서민적이고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왕소금을 뿌려 구워먹거나 간장을 소스로 파절이를 곁들여 먹는 삼겹살을 지역 특화사업으로 활성화시켜 관광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같은 해 9월 세입자 유치 설명회를 열고 희망자를 모집한데 이어 2012년 1월 삽겹살거리를 음식문화개선 특화거리로 지정했다.

구체적으로 서문시장 일원 320m를 서문시장 삼겹살 특화거리로 지정했다.

시는 삼겹살거리 홍보를 위해 2억 원을 들여 특화거리 조성 조형물 설치, 아름다운 간판 설치, 위생수준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나섰다.

청주 서문시장상인회도 숫자 '3'이 겹치는 3월 3일을 '삼겹살데이'로 이름 붙이고 2012년부터 청주삼겹살 축제를 진행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이 축제의 방문객은 2만여 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진 청주삼겹살축제 준비위원장은 "삼겹살축제는 대내외적인 경기여건 악화로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린 현실에서 상인 스스로 간절하고도 과감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시도한 의미있는 축제"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올해 축제장에는 당초 예상 방문객수 1만 2000명보다 많은 2만 명 이상이 방문해 삼겹살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등 문제점도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삼겹살거리 내 삼겹살 식당 업소가 14곳 밖에 되지 않아 방문객 수용에 한계가 있어 업소 확대를 위한 행정기관의 정책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삼겹살거리 활성화를 위해 돼지고기를 테마로 한 다양한 먹거리 홍보와 시식회, 특색있는 요리법들을 주제로 한 경영대회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연스러운 삼겹살거리 홍보는 물론 상권 활성화와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테마 음식거리로 발전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로 기자



청주 서문시장은=1960년대 가장 큰 시장... 청주읍성 서문밖 위치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 일대에 있는 서문시장은 1960년대 청주에서 가장 큰 시장이었다.

청주읍성의 서문(西門)밖에 위치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청주읍성의 서문은 '청추문(淸秋門)'이었는데 일본식 방위 명칭으로 '서문'이라 불리게 됐다.

서문시장은 속칭 '서문동 오거리'의 서쪽에 있다.

오거리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족발 골목'이, 왼쪽은 서문시장, 북쪽은 간선도로로 통하는 시가지인데 이 길이 바로 청주읍성이 있던 자리다.

1964년 개설된 서문시장은 당시 '주차장', 또는 '차부'라고 불렸던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시장의 현대화, 터미널의 이전, 대형 할인점의 입점 등으로 활기를 잃어버리고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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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3 3데이 삼겹살축제 시식회. 사진=청주시 제공
첨부사진33 3데이 삼겹살축제 시식회. 사진=청주시 제공
첨부사진4삼겹살거리 조성 정 서문시장 전경. 사진=청주시 제공
첨부사진5옛 서문시장 전경. 사진=청주시 제공
첨부사진6옛 서문시장 전경. 사진=청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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