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 충남도가 앞장선다

충남도는 올 겨울 AI에 따른 살처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살처분 이후 빈 축사 내부의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도는 올 겨울 AI에 따른 살처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살처분 이후 빈 축사 내부의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충남은 전국 최대 규모의 철새도래지가 있을 뿐 아니라 가금류농장 역시 많다. 때문에 조류독감(AI)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도를 괴롭히던 AI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며 살처분 역시 천만 단위를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이에 따라 도 역시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각종 방역대책을 펼치며 AI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예방대책을 추진하는 도는 올 겨울 `AI로부터 자유로운 충남`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충남의 청청 사육환경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전국 최대의 철새도래지 보유…사전방역이 우선 = 충남도는 전국 80개 철새도래지 중 국내 최대 규모인 천수만, 금강하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야생조류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AI 항원 65건 중 19건(29%)이 도내 철새도래지에서 검출됐다. 철새도래지에서 인근0 농가로 전염돼 확산되는 양상이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2003년 이후 지금까지의 도내 발생 피해를 살펴보면 2003년 천안·아산에서 6건이 발생된 이후 현재까지 총 112건이 발생해 1336만 4000수가 살처분됐다. 살처분 보상금만 1171억에 달했다.

이처럼 철새로부터 농가로 전파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천안 용정단지에서는 진입로를 모두 폐쇄하고 하나만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통제초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도는 출입차량과 사람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소독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야생조류 차단을 위해 대형 애드벌룬, 독수리연을 띄어놓는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며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현재 매일 민·관합동 영상회의를 실시하며 취약지역의 차단방역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전남 순천만과 제주 하도리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그리고 최근 영암에서 발견된 AI의 경우 고병원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단계에서는 야생 철새에서 농가로 AI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그물망 재정비, 쥐잡기 등 철새도래지 주변 농가들의 강도 높은 차단방역 활동이 더욱 요구된다.

◇24시간 방역은 선택 아닌 필수 = 방역당국의 위기경보단계 `심각` 격상에 따라 도는 시군, 농협 등 방역관련 부서와 기관 내 24개 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비상근무체제로 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한 도는 전라도 지역 가금에 대한 도내 반입 금지 등의 방역강화 조치를 심의 의결했다. 또 10월부터 과거 발생이력이 있는 4개 시군을 대상으로 5개소의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창에서 AI가 발생한 이후부터는 14개 시·군 17개소로 확대해 24시간 차량 통제와 소독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전국일시 이동중지 명령(Standstill)` 과 집중 점검을 실시하며 이동중지 명령 위반 차량 3대에 대해서는 고발조치를 위하는 한편, 소독미실시 등 위반농가 38건을 적발해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실시했다.

유입방지와 사전예방을 위한 선제적 방역조치도 추진하고 있다. AI 발생 위험이 높은 겨울철 오리사육을 제한하는 `오리휴지기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도는 현재 매년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천안 12호를 포함 청양 3호, 홍성 1호 등 총 16호 19만 9000수를 대상으로 오리휴지기제를 추진하고 있다.

계열화 사업자에 대한 관리는 계열농가에 대한 자체점검을 실시토록 한다. 또 도내 `계열화 사업자 방역협의회`를 개최하며 계열사 간 진행중인 방역상황을 확인하고, 우수사례를 함께 공유하면서 도내에서 AI가 발생하지 않도록 연대 방역 분위기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폰 정보 공유방을 개설하고 위탁농가 책임관리 등에 대해 역할 분담을 하는 등 유입차단을 위한 사전조치에도 철저를 기하고 있다.

이밖에 유사시 실제로 현장에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각 시·군별로 살처분 예비인력을 재편성했다. 해당 예비인력은 계절백신을 접종하고 사전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보건부서와 유기적으로 협조해 모든 경우의 수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AI방역, 농가에서 솔선수범해야 = 도는 이번 겨울 `AI 없는 충남도를 만들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대적인 방역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방역대책 기간도 평년 보다 한 달 앞당겨 지난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도내 24개 상황실은 24시간 근무제제로 재정비됐으며, 지자체 방역담당자와의 대토론회를 실시하고 가금사육농가 순회교육을 5월부터 실시하면서 사전 예방 결의를 다져왔다.

특히 9월에는 그동안 도 자체적으로만 해오던 점검활동을 가금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민관 합동 점검을 실시하며 방역주체 간 서로의 현실을 직시하도록 조치했다. 덕분에 자율방역의식 뿐만 아니라 연대 방역의식을 높이는 효과도 거뒀다.

박병희 도 농장국장은 "외출하고 집에 돌아오면 옷을 갈아입고, 손발을 씻듯 모든 축산농가가 `축사는 집`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본인 차량 소독은 물론이고 축사 전용장화 갈아 신기 등 기본적인 농가방역 수칙을 준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낳은 부모가 문 앞에 금줄을 치는 심정으로 농장입구에 대한 차단방역에도 철저를 기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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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서산 천수만에서 초소를 운영중인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전국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서산 천수만에서 초소를 운영중인 모습. 사진=충남도 제공
광역살포기 차량이 철새도래지에서 방역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광역살포기 차량이 철새도래지에서 방역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제공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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