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주요법안 처리를 위해 11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각 당의 속내는 제각각이다. 문재인정부의 개혁을 위해 주요 법안 처리가 중요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을 압박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원내대표 선출에, 국민의당은 통합 추진에 대한 내홍을 겪으면서 임시국회에 신경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일부 의원들은 해외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체류중이어서 임시국회 첫날부터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이날 상임위는 국방위 법안심사소위를 제외하고는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여기에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역시 순연됐다.

속이 타는 것은 여당인 민주당이다. 2주간의 임시국회에서 각종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선 시간이 촉박하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여론전에 나서는 등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각종 개혁 과제를 신속하게 처리함으로써 무사히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과 더불어 민생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시급한 민생 법률들이 한국당의 발목잡기로 지연되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다른 상임위는 물론 정개특위 등도 한국당 보이콧으로 인해 이번주도 계속 식물국회가 될 상황에 놓여 있다"며 "한국당의 신임 원내지도부 선출이 있는데 제1야당의 위상에 걸맞은 책임야당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한국당은 최고위원회도 취소하는 등 원내대표 경선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원내대표 경선 주자들 모두 강한 야당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경한 대여투쟁을 예고있어 향후 국회 운영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도 한국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예산안 통과 합의 처리를 두고 앙금이 남아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뒷거래식 날치기 법안 통과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임시국회에서의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국민의당도 임시국회보다 당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도통합론을 둘러싼 갈등 해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간 갈등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더욱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안 대표와 박지원 전 대표 지지자들이 호남 곳곳에서 충돌하면서 지지자들도 둘로 나뉘어 당내 갈등이 확산 되고 있어 당분간 내홍이 더욱 거셀 전망이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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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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