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붉은 닭의 해도 마지막 한 장의 달력만 남겨 놓고 있다. 첫눈의 설렘을 만끽하기가 무섭게 다가온 한파는 꽁꽁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만큼이나 매섭게 느껴진다. 특히 따뜻한 관심과 온정의 손길이 절실한 소외된 이웃의 힘겨운 겨울나기가 시작됐음에도, 후원의 손길은 일찍 찾아온 겨울만큼이나 한파가 불어 닥쳤다는 소식이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아직도 우리 곁엔 연탄 한 장 필요로 하는 힘겨운 이웃들이 수없이 많음에도,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점차 감소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절실함에도, 각박해진 민심은 취약계층에 대한 온정의 손길을 뜸하게 하고, 턱없이 부족한 지자체의 보조금 지원으로 인해, 다양한 사회 각계각층의 자발적인 후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필자는 매년 연말이 다가올 때면 이처럼 소외된 이웃들의 어려움을 떠올리면서 나눔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깨어있는 자본주의-SPICE(S:사회, P:파트너, I:주주, C:고객, E:직원)`의 개념을 창시한 미국 벤틀리 대학의 시소디아 교수는 사랑받는 기업은 주주만의 이윤 극대화가 아니라 고객, 직원, 협력업체 및 사회구성원 모두의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했다. 기업경영자인 필자는 임직원들과 함께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필요한 연말연시와 명절연휴에 연탄 나눔 봉사, 도시락 배달, 집수리 봉사활동을 비롯해 아이들의 주거안전을 위한 안전 창호를 아동복지시설에 무료로 설치해 주는 등 SPICE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나눔의 미학을 통해 `희망`을 전달하는 것은 필자뿐만이 아니다. 딸의 출산일에 회사 지분 99%를 기부해 세상을 놀라게 한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나눔에는 정해진 시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즉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성공을 거둔 젊은 세대가 일찍 사회 환원을 시작한다면 그 자선노력의 파장을 지켜볼 수 있는 큰 기회를 갖게 된다면서, 기부에 대한 대중의 인식전환에 공헌했다.

탈무드에는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고 베푼다고 해서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러 개의 촛불이 생겨나 내 주위가 더욱 밝아진다는 것이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따뜻한 관심과 기업들의 활발한 사회공헌,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촘촘한 사회복지 서비스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지구촌 어두운 곳을 비추는 불빛의 힘은 더 크고 환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독자들에게 깨어있는 자본주의 정신의 무장과 실천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어려운 주변의 이웃들과 함께 상생하려는 깨어있는 자본주의의 중요성을 사회구성원 모두 인식하고 이를 생활화한다면, 소외된 이웃들의 웃음꽃은 따뜻한 봄바람이 돼 매서운 동장군의 위세와 나눔의 한파를 이겨낼 것이다. 윤준호 성광유니텍 윈가드 대표·세종대 관광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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