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사회적인 억압을 감소시키고 긴장을 해소시키는 진정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가 기록될 당시부터 이어져 온 기나긴 음주의 역사에는 과도한 음주로 인한 부작용도 포함돼 있다. 술은 소량을 마셨을 때는 진정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과다하게 섭취하면 내성이나 의존, 그리고 금단증상 등 정신 장애와 신체 각 장기에서의 장애를 일으킨다. 이처럼 술은 인체에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과음을 하는 경우에는 에탄올과 함께 술에 함유된 다른 물질, 예를 들면 메탄올이나 알데히드 에스테르 등이 신체에 손상을 주게 된다. 입을 통해 섭취되는 알코올은 식도와 위장에 자극을 줘 식도염, 위염, 위궤양은 물론 심하면 위장관 출혈 및 구강암, 식도암의 원인이 되며 지방간, 간염, 간경화 및 췌장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 또한 과도한 장기간의 음주는 당뇨병, 말초신경염, 성기능 장애, 수전증, 영양 결핍을 일으킬 수 있다.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술과 건강의 연관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적절한 음주량= 남성을 기준으로 적절한 양의 술은 순수 알코올을 포함하는 양으로, 하루 30g 정도면 건장한 보통 체격의 성인 남성에서 심장이나 간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맥주 750㎖(1병 반), 포도주 300㎖(6잔), 청하 200㎖(반병), 소주 120㎖(1/3병), 위스키 90㎖(3잔)에 들어있는 정도이지만 알코올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여성의 경우 이 용량의 절반 정도가 적절하다.

하지만 가족 중에 알코올 중독이나 우울증 환자가 있거나 과거 약물이나 알코올 관련 문제가 있었던 사람, 절대 금주 가정에서 자란 사람의 경우에는 알코올 관련 문제 발생위험이 높기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위식도염, 췌장염, 간질환, 부정맥, 심부전증, 협심증, 고혈압, 고요산증, 고지혈증, 당뇨환자, 및 정신질환자 및 임산부는 금주가 필요하다.

◇알콜중독= 누구든지 음주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외부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알콜 중독증이 있어도 매우 관대한 사회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회적으로 알콜 중독증세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음주의 책임에 대한 인식이 절주의 첫 번째 조건이다. 알코올 중독을 진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술을 끊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 적이 있거나,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주위의 비난 때문에 괴로웠던 적이 있거나,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낀 적이 있거나, 아침에 해장술을 마신 적이 있다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음주 문제는 모든 건강문제 중 가장 흔하면서도 치료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자신의 체력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음주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고 개인의 사회생활 중단은 물론, 행복한 가정까지도 파괴시킬 수 있다. 절주나 금주를 해야 하는 사람이 알콜 중독이 됐다면 건강의 회복이나 가정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신속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하면 3년 이내에 70% 정도가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되는 반면 자연 회복률은 4-26% 에 불과하다. 알코올 중독이 의심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절주법= 우리나라 사람들은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도 일단 술을 마시게 되면 적절한 음주의 양을 지키기 어려워 한다. 때문에 가능한 음주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건강이나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건강을 위해 유의해야 되는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되도록 술을 천천히 마셔야 한다. 술의 알코올 성분은 효소의 작용으로 초산이 됐다가 탄산가스와 물로 분해된다. 이 과정의 90% 이상이 간에서 이뤄지는데 간이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에는 반드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마시는 술의 양과 횟수는 꼭 조절해야 한다. 동양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분해효소가 적기 때문에 쉽게 술병에 시달린다. 일정량 이상의 술을 마시게 되면 간에 지방질이 축적돼 여러 가지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지방간은 48-72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다시 과음을 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그러므로 술 마시는 횟수는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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