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cs VIP 상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오루비씨

7일 대전 서구 탄방동  KTcs 사옥 VIP 상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오루비(27) 컨설턴트가 사무실에서 밝은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KTcs 제공
7일 대전 서구 탄방동 KTcs 사옥 VIP 상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오루비(27) 컨설턴트가 사무실에서 밝은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KTcs 제공
"태어나서 걷지 못했던 걸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아가는 걸음으로 쓰고 싶습니다."

고객 서비스 전문 기업인 KTcs VIP 상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오루비(27·사진) 컨설턴트는 사내에서 109㎝ `작은 거인`으로 통한다.

선천적 저연골 형성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그녀는 3년 전 작은 소망 하나를 품으며 상담업무를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즐겼던 온라인 게임에서 헤드셋을 통해 만난 사람들에게 따듯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후 목소리만으로도 얼굴을 보지 않고 사람들과 편하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오씨는 "불편한 몸을 대신해 목소리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받은 관심과 도움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담업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씨는 늘 휠체어를 타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팀내에서 `긍정의 왕`으로 불린다. 그녀가 가진 쾌활한 성격과 밝은 목소리는 팀의 분위기를 책임지고 있다. 게임디자인을 전공한 탓에 팀원들이나 회사 동료들의 캐리커쳐를 직접 그려주기도 한다.

일도 으뜸이다. 뛰어난 상담실력으로 지난해 `1등 KTcs인`상을 수상했다. 상담사에 대한 인식·환경 개선을 위해서 지난 9월에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TED강연회에도 참여해 직접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오씨는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도 선발돼 오는 10일 대전 서구 일대 성화봉송행사에 참여한다.

그녀의 긍정에너지는 27년간 옆을 지켜온 가족에게서 비롯됐다. 아버지와 남동생도 저연골 형성증을 앓고 있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서로를 보듬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직접 오씨를 업고 등교했던 어머니는 장애보다 자신감과 긍정을 먼저 가르쳤다. 오씨의 꿈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의 전하는 것이다.

오씨는 "어머니는 항상 딸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절대 부끄러워 하지 않으셨다"며 "한번도 저에게 장애라고 말하지 않고 항상 특별한 사람임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상담업무를 통해 사람들을 돕고 디자인 재능을 살려 사랑과 감동을 줄 수 있는 네컷 만화 작가로도 활동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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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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