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에서 통과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충남도청 부지 매입비와 장항선 복선 설계비, 세종 국회 분원설치 예산 등 굵직하거나 의미 있는 충청권 현안 사업 재원이 대부분 확보되면서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번 예산전쟁에서 대체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정부 예산안에 처음으로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관련 예산항목이 기재되면서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호남지역에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과 새만금 사업 등과 관련, 정부의 당초 예산안보다 천문학적으로 증액된 것에 비하면 충청의 경우 대형 SOC사업이 없고, 일부 주요 현안 사업비가 누락된 것도 적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전과 충남지역 국회의원들은 40여 일간 치러진 예산전쟁 속에서 지역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전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옛 충남도청 부지 매입비 예산이다. 800억 원의 매입비 가운데 10%인 80억 2000만 원을 확보하면서 10년 동안 진행되지 못한 꼬인 실타래를 풀어냈다. 충남도청 부지 매입비 예산은 대전 지역 최대 현안 사업이라는 점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국당 이은권 의원과 국회 교문위에서 활동 중인 민주당 조승래 의원, 한국당 이장우 의원 등이 여야를 떠나 일사분란하게 노력한 결과라는 평가다. 여기에 지역 최다선 의원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중심을 잡고, 힘을 결집시킨 것으로 알려져 의미를 더했다. 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지역구의 40년 숙원 사업인 신탄진인입선로 이설 사업 예산 8억 원을 배정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올해 코레일 국정감사와 국토위 국정감사 등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예산 반영을 지속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이번 예산 확보에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또 이상민 의원은 지역 현안과 과학기술계 예산을 다수 반영시켰다.

충청권 최대 현안인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예산 확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회 분원 설치 예산은 당초 정부예산안에 편성되지 않았었다. 국회 분원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심의 중인 상태였고 타당성 연구용역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분원 설치 예산 확보 가능성은 낮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역 국회의원인 민주당 이해찬 의원과 세종시가 국회 예결위와 민주당 지도부에 강력하게 요구하고, 충청권 한국당 의원들도 힘을 보태면서 막판 예산 정리 과정에서 2억 원이 확보됐다.

또 충남 장항선복선전철 설계비 50억 원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한국당 홍문표 의원과 수도권 전철을 천안역부터 독립기념관까지 8km를 연장하기 위한 사전타당성 용역비 1억 원 확보에 기여한 같은 당 박찬우 의원, 집권여당으로서 충청권 대표로 예결소위에 참여한 어기구 의원도 이번 예산전쟁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예타 통과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아 예산을 배정받지 못한 서산민항유치 사업과 정부가 추진하는 타 지역 국책 사업에 밀려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 개발사업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무엇보다 광주·전남과 전북이 역대 최대 예산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움도 적쟎이 남는 상황이다.

한편 국회는 6일 새벽 428조 8339억 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재석 178명 가운데 찬성 160명, 반대 15명, 기권 3명으로 가결됐다. 또 예산안 처리에 앞서 법인세법 개정안과 소득세법 개정안 등 예산안 부수법안도 처리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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