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5일 정부 예산안을 두고 엇갈린 입장을 보이면서 첫번째 정책연대에서부터 한계를 드러냈다. 양당이 예산안에서 엇박자를 보이자 정치권에서는 향후 연대와 통합 추진에도 부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당은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몸값을 올리며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자평을 쏟아냈다.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대한 추진은 물론 KTX 무안공항 경유 노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등 많은 실익을 챙겼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예산정국 내내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대립하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며 협상력을 발휘해 끝내 합의를 이끌어 냈다"면서 "국민의당은 예산안 합의를 발판으로 이제 다당제의 제도적 정착을 위한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본격화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2018년 예산안을 출발시키기 위해서 저희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한국당을 출발선 앞으로 이끌어 온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책연대의 당사자인 바른정당은 이번 예산안 합의와 관련해 혹평했다.

유승민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된 공약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데 야당이 무기력하게 여소야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합의를 했다는 것에 대해 개탄한다"면서 "특히 그동안 공무원 증원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한 국민의당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으면서도 잘못된 합의안에 서명했단 것에 대해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고 비판했다.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바른정당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서 향후 있을 정책연대는 물론 통합 추진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통합 등에 반대를 해온 국민의당 호남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책연대협의체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정책연대를 위한 발걸음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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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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