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인 대형행사에 지역의 우수 공예품, 기념품이 소외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라영태 대전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을 지난달 말 만난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지난 6월 대전시는 관광기념품 공모 대상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소재로 한 `평창에 빛을 담다`를 선정했다. 당시 시는 대상 작품을 두고 상품 완성도와 생산성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상품화를 기대해봄직 했지만, 안타깝게도 단 1개도 판매하지 못했다. 올림픽 관련 기념품은 올림픽조직위의 승인을 거쳐 공식판매점을 통해서만 상품화를 할 수 있기 때문.

공모대상작 작품을 두고 평창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기념품 입점 공모가 끝나기 전 한 달만 일찍 내용을 알았다면 상품화가 이뤄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올림픽공식판매점에서 파는 `평창 롱패딩`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시민들은 평창 롱패딩을 사기 위해 한파에도 불구하고 노숙을 마다하지 않았고, 옷은 완판 됐다.

이른바 올림픽 마케팅이 통한 것이다. 덩달아 유통가는 바빠졌다. 팽창 롱패딩 등 유사제품이 쏟아졌고, 평창캐릭터인 수호랑과 반다비 인형도 인기몰이를 했다. 인기를 끄는 제품들은 아쉽게도 인형, 뱃지, 자석 등 다수가 `made in china` 즉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다. 국내에서 기념품을 제조하는 향토기업들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취재를 이어가던 중 대전시 관계자는 "기관들이 중국산 제품이 단가가 워낙 저렴해 선호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며 활성화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은 한국 대통령 가슴에 찬 평창올림픽 뱃지가 중국산이며 기술력 등 모든 부문에서 한국산을 추월했다고 자평했다.

올림픽은 국가적 대형행사다.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며, 이를 통해 국익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 우수한 제품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제품 가격, 단가를 따지며 중국산을 택하는 것보다 `made in korea` 한국산을 세계에 알릴 수 있다는 마케팅비용의 값어치가 월등히 높을 것이다. 앞으로 국가적 대형행사에서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취재2부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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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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