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우리가 흔하게 묻는 것은 `무엇`이라는 질문이다. 부모도 교사도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안다. 아이들은 읽기와 쓰기부터 시작하여 수학과 영어, 역사와 세계사 등을 배워야 한다. 또 양치질하는 법과 인사하는 법 등을 배워야 한다. 교육의 장에서 `무엇` 은 비교적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How. `어떻게`는 중요하다. `무엇`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어떻게`는 부모와 교사의 `가치`를 보여준다. 교과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인데,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하나. 수학·영어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공부를 위한 공부요령을 어떻게 배우게 할까. `어떻게`를 잘 설계하기 위해 부모와 교사는 많은 노력을 한다. 아이들에게도 학습에 대해 보다 나은 `어떻게`을 배우게 하려고, 자기주도 학습이나 학습 코칭을 찾기도 한다. 여기에서 부모와 교사의 `방식`이 드러난다.

Why. `왜`를 묻는다는 것은 상당히 깊이 있는 지점까지 도달한 것이다. `왜 이 일을 하는가?`. `아이들을 위해 학원을 알아보고 매일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시험기간이면 마음 졸이며 점수를 기다리고, 그토록 애를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들이 스스로 `왜`라고 묻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연습이 필요하다. 해서 부모와 교사가 먼저 `왜`라는 질문을 물어줄 필요가 있다. `공부는 왜하는 걸까`, `수학은 왜 공부하는 걸까` 부모와 교사가 생각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왜`를 묻고 설명해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Who.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를 고민하고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또 아이들에게 물어주는 것은 가르침과 배움의 장에서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누구`라는 질문은 거의 하지 않는다.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부모로서 교사로서 그의 마음과 의식 상태는 어떠한가. 부모로서의 그, 교사로서의 그의 자아의식은 자녀와, 학생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가 한 걸음 더 내딛어야 할 지점은 바로 `누구`에 대한 물음이다.

미국의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이자 `교사들의 교사`로 불리는 파커 J. 파커는 가르치는 사람의 `내면세계의 풍경`에 대해 강조한다. "다른 진정한 인간의 행동이 그렇듯이, 가르치는 행위도 좋든 나쁘든 인간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자아를 가르친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의 자아를 가르친다. 부모와 교사로서의 마음상태(state of mind) 그리고 교과와 일상을 대하는 태도가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어떤 교육방법보다 부모와 교사의 자아의식이 교육의 질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모든 훌륭한 부모와 교사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가진-삶에 대한, 그리고 교과에 대한- 관점과 태도, 그리고 강렬한 자아의식이 일상에, 수업 중에 배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수학문제 하나를 같이 풀어도 그 수업을 전달하는 교사의 심적인 에너지가 교과와 분리되지 않는다. 수학을 즐거워하는 교사의 마음, 이 문제를 통해 발달될 수 있는 학생의 역량에 대한 믿음, 그러한 즐거움과 성장을 학생과 함께 하고 파하는 교사의 자아가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를 위한 부모의 사랑과 노력이 얼마나 큰가. 부모는 양육과 교육을 위해 일상에서 늘 최선을 다한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이 수용하는 한도를 넘어 행동하기도 한다. 이런 어려운 순간에 부모의 자아가 어떻게 드러나고 전달되는가. 때때로 백 마디 말보다 이 순간에 전달되는 부모의 마음상태, 자아의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좋은 순간이든 어려운 순간이든 교사와 부모의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무엇인가가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이다. 해서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가르쳐야 하는 내용을 아는 것과 방법을 아는 것, 학생에 대해 자녀에 대해 아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고 또 훌륭한 교육의 필수사항이다. 이종희 공간별교육컨설팅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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