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온도탑 100도' 달성 온 힘

안기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관형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안기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관형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온도가 상승하는 `사랑의 온도탑`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에 설치됐다. 사랑의 온도탑은 지난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73일간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희망 2018 나눔캠페인`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리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목표금액의 1%가 모일 때마다 1도씩 상승하는 온도탑은 100도가 됐을 때 가장 아름답다. 탑의 가운데에 위치한 빨간 눈금이 하루빨리 정상에 닿길 기원하며, 모금액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전·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회장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기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나눔으로 행복한 대전`이라는 슬로건으로 내년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 2018년 나눔캠페인` 목표모금액은 59억 2300만 원이다. 대전 모금회는 지난해 많은 시민들이 이웃사랑을 위한 나눔에 동참해 사상 처음으로 100억 원을 초과해 106억 원의 큰 성금이 모아졌다. 이 성금은 대전지역의 어려운 가정의 긴급 생계비, 의료비를 비롯해 열악한 사회복지시설 지원 등에 전액 지원됐다.

안기호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지역민들의 따뜻한 손길로 보다 많은 어려운 이들에게 온정의 손길이 뻗었다"며 "이번 캠페인에도 대전 시민들이 귀한 나눔의 손길을 우리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할 수 있도록 많은 협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회장과의 일문일답.

- 공동모금은 왜 필요한가.

" 기업이나 기부자들은 많은 복지시설과 단체, 개인이 직접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는 바람에 기부의 피로감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모금회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설립됐으며, 모금을 일원화해 모아진 성금을 지역 내 꼭 필요한 어려운 이웃과 시설, 단체 등에 전액 배분하고 있다."

- 우리나라 기부문화는 동정심 유발 등 감정에 호소하는 특징이 있다고 알려졌다. 장·단점은?

"차가운 냉골에서 생활하는 노인이나 포항 지진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 우리 이웃들의 직접적인 사례는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일반 기부단체에서는 감정에 호소하는 기부에 중점을 두기도 한다. 이 경우 내가 낸 성금이 어떤 사람을 돕는지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감정에 의해서 기부하는 경우 일회성 기부에 그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면에서 건강한 기부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불쌍한 이웃을 돕는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사회적 책임에 본인이 조금이라도 함께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나, 가족, 그리고 이웃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본인의 삶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마음으로 참여한다면, 기부자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나눔 문화가 확산되리라 확신한다."

- 이영학 사건으로 기부분화가 다소 위축되지는 않았나. 모금회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영학 사건이 우리 사회에 미친 가장 큰 해악은 바로 `기부 포비아(Phobia)`, 즉 기부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의 확대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해 모금회는 투명한 성금 관리를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배분분과실행위원회에서 심사하고 있다. 또한 기부자를 대신해 기부금 사용용도 확인하고 그 결과를 기부자에게 직접 보고하고 있다."

- 대전지역은 타 지역보다 고액기부자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자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황은 어떠한지,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할지.

"전국적으로 11월 현재 1656명의 아너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대전은 총 59명이 가입해 활동 중이다. 같은 광역시인 대구, 부산, 인천은 벌써 100여 명이 넘은 아너 회원이 가입해 있어 상대적으로 대전은 가입률이 낮은 편이다. 아직도 아너 소사이어티가 어떤 기부 프로그램인지 알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주변의 추천, 혹은 패밀리 아너 가입 연계 등을 통한 활발한 홍보가 필요하다."

- 인상 깊었던 고액기부자가 있다면.

"대전 아너회원 중에 충청권 최초 고인의 이름으로 가입한 아너 회원이 있다. 자제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나눔의 정신을 기리며 아너에 가입했다. 또 다른 아너 회원은 현재 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인데, 지속적인 나눔 실천에 동참하고자 매월 급여의 일정액을 저금해 매년 적금통장 만기 때마다 2500만 원 기부를 하고 있다." 김달호 기자

◇이관형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대전시대를 마무리하고 내년 3월 `내포시대`를 준비하는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충남의 모금규모는 전국 3위로,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하고 있다. 1인당 모금액 또한 항상 상위권을 자랑하고 있어 전국이 부러워할 정도로 대표적인 미담사례다.

그러나 현금보다 현물의 비중이 점점 높아져 충남도내 15개 시·군에 배분되는 긴급지원비·신청사업·월동난방비 등의 비용이 줄어들면서 `희망 2018 나눔 캠페인`의 성공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충남 모금회는 인근 청양군에서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장날에 맞추어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관형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충남은 양반의 도시로 풀뿌리 기부문화는 1인당 모금액 전국 최고"라며 "풀뿌리 기부문화의 명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더불어 함께 참여하는 도민 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 모금액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다. 충남 모금회 차원의 노력은.

"경영의 투명성과 기부자의 알권리를 위해 경영정보를 2009년부터 매 반기(4월 말·10월 말) 자발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또 시민 감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시민감시위원회·사이버 신문고·공동모금회 직원의 부정 및 비리행위 상시 시민고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 공금횡령, 금품 향응 수수 적발시 퇴출하는 즉시 퇴출제(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비롯해 환수금액과는 별도로 해당금액 3배의 징계부가금제를 시행하는 등 조직의 투명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 20일부터 시작하는 희망 2018년 나눔 캠페인, 충남 모금회 차원의 의미와 목표는.

"희망캠페인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사회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온 도민이 한마음이 되어 펼치는 나눔축제다. 올해도 내심 걱정으로 시작은 했지만 오래도 충남도민들이 기적을 만들어 주실 거라고 기대한다. 특히 희망캠페인 기간중에 시·군을 순회하며 현장모금을 진행한다. 그럼 허리가 굽으신 노인들, 고사리 손에 저금통을 들고 온 아이들, 기업에서 성금을 들고 온 기업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한 성금을 가지고 온다."

- 우리나라 기부문화에 필요한 개선점은.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에서 개선할 점은 겨울철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주로 겨울에 캠페인을 진행하기 때문인지 그런 편견이 있다. 연중과 연말 모두 기부에 참여하여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365일 함께 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의 체온이 36.5도라고 생각한다."

- 20대, 30대 기부자는 얼마나 되는가.

"사회초년생들이라 학자금 대출·결혼자금 등으로 큰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부에 참여가 저조한 층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매월 정기적으로 월 2000-3000원 정기기부를 하는 모금캠페인도 많으니 많은 참여 부탁한다."

- 올해 캠페인에서 충남지역 모금액 달성을 위해 한 마디 하신다면.

"충남 모금회는 내년 1월 말까지 73일 동안 167억 원 모금을 목표로 한다. 올해도 경기가 어려워 모금 달성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충남도민들의 저력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포항 지진모금 등으로 기부금이 분산되어 어려움이 더 높아질 것 같지만 올해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겠다." 조수연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