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역대 두 번째로 강한 규모였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 외벽이 무너지거나 곳곳에서 균열 등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26일 오후 1시 기준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67차례다. 이제 지진 이야기는 만나는 이들과의 인사말이 됐다.

규모 5가 넘는 지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살고 있는 건물의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내진설계는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의 내구성을 말하는데 우리집 내진설계 적용에 대한 국민들의 궁금증은 높을 수밖에 없다.

포항 지진 발생 이후 사는 집의 내진설계 적용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인기를 끌었다. 건축물 주소를 검색하면 내진설계 의무 적용 대상 건축물인지에 대해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금한 마음에 기자도 직접 검색을 해봤다. 충남 홍성·예산군에 걸쳐 있는 내포신도시에 거주하는 이들도 해당 사이트에 대한 관심을 보이긴 마찬가지. 내포신도시의 경우 대부분 신축 건축물이다 보니 모두 검색될 줄 알았으나 오히려 검색되지 않았다며 울상인 공무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내진설계 확인이 되는 곳이 있는 반면 안 되는 곳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집을 검색해봤는데 검색이 안 된다`, `내진설계가 안 됐을 수도 있겠느냐`, `설마 튼튼하겠지`, `집값 떨어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충남도에 문의한 결과 시스템 전산을 입력하는 부서, 통계를 관리하는 부서 등 부서가 나눠져 있다 보니 입력이 마무리 되지 않아 조회가 안될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명쾌하지 않았다.

그나마 충남의 내진설계율은 전국 평균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도내 건축물 52만 7959동 중 내진설계 대상은 8만 9292동으로, 이 가운데 2만 2000여 동이 내진설계, 내진 보강공사 등이 완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지진이 이제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에 이어 올해 포항 지진을 통해 한반도가 이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국민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지진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충남취재본부 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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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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