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자마자 입시 업체들의 수능 가채점 설명회가 줄을 이었다. 사진은 11월25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이투스 가채점 설명회 .
수능이 끝나자마자 입시 업체들의 수능 가채점 설명회가 줄을 이었다. 사진은 11월25일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이투스 가채점 설명회 .
coverstory 가채점 분석 의미와 활용

2018학년도 대학 입시는 다사다난했다. 포항 지진으로 인해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가 빚어졌고 영어 절대평가 실시 등 다양한 입시 변수들도 존재했다. 어렵사리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 앞에는 이제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에 대한 판단과 `정시 지원`이라는 두개의 산이 남아있다. 수능 이후 다시 시작된 입시의 첫 단추는 가채점 분석에서 시작된다. 가채점이 끝나면 입시는 또 한 번 숨 가쁘게 돌아간다. 수시 대학별고사와 정시의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 지 가이드 라인이 되는 것이 바로 수능 가채점에서 얻은 `정시지원 가능선`이다. 면밀한 가채점을 위해선 원점수와 등급확인 이외에도 가채점 결과에 따른 예상 백분위,표준점수 검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입시기관 별로 발표되는 예상 점수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입시기관에서 제공하는 `정시 합격 예측 서비스`를 이용해 백분위, 표준점수, 등급을 살펴보고 대학별 환산점수로 직접 시뮬레이션 해볼 수도 있다. 수능이 끝난 지난 주말, 입시기관들의 가채점 설명회가 잇따랐다. 25일 한양대학교에서 진행된 이투스교육 가채점 설명회에도 수능이후 입시 전략을 고민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몰려 대학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가채점 결과 분석을 어떻게 하고 이후 입시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지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과 김태근 평가이사의 설명으로 정리했다.

◇수시적 측면에서의 가채점 분석 및 활용

이제부터 남은 입시의 성패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가채점 결과 분석에 따른 선택에 달려있다.

수시적 측면에서 가채점 분석은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 판단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수능을 치른 학생들의 상당수는 수능 이후 각 대학의 일정에 따라 남아있는 면접과 논술 등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이 과정에서 응시여부를 결정짓게 될 1차적인 기준은 자신이 지원한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 이다. 하지만 가채점 과정에서는 최저학력기준의 충족여부가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각 입시기관에서 발표하는 가채점 기준 원점수의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가채점 성적에 실망해 남은 수시 전형에 아예 응시하지 않는 것은 가장 피해야 할 태도다. 다양한 판단 지표에 따라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각 입시 기관들이 여는 설명회다. 설명회에 참석해 입시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가이드를 확인해 보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가채점 결과를 잘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영어절대평가로 인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입시설명회에서 제공하는 입시 분석자료와 전문가의 조언에 더욱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입시설명회에 참석하면 각 업체별로 분석해 배포하는 정시 지원가능대학 자료를 받아볼 수 있다. 이 자료는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유무와 정시 지원의 가이드라인을 설계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다만 한 곳의 설명회 자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적어도 두 세 곳의 설명회와 가채점 분석자료를 살펴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할 때 신중하게 따져봐야 할 것은 정시에서의 지원 가능성과 합격 가능성이다. 즉 정시에서도 대학별고사가 남아있는 모집 단위에 지원이 가능한지를 검토해야 한다. 수능 가채점 점수로 정시에서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모집단위가 있다면 굳이 수시 대학별고사에 응시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판단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의 정시지원 포트폴리오를 세워 정시에서 선호도가 높은 모집단위를 지원해 합격 가능성이 높은지를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여부 판단 근거로 삼아야 한다.

정시로 지원할 경우 더 다양한 선택지가 펼쳐지게 된다면 굳이 수시 대학별고사 일정에 참여할 필요가 없어진다.

결국 수능 가채점 분석을 통해 대학별 고사 응시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선택지의 폭까지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이를 소홀히 한다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아쉽게 놓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정시적 측면에서의 가채점 분석 및 활용

일정 만으로 보면 수능 이후 정시 원서 접수까지는 다소 여유가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막상 시작되면 수시 대학별고사 응시, 수능 성적발표, 수시 합격자 발표와 등록, 추가합격 일정 등 많은 일정들이 촘촘히 숨어있다. 정시 지원과 관련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은 의외로 많지않다.

정시지원에 대한 고민은 보다 치밀하고 전략적이어야 한다. 영역별 등급확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의 수능 반영 지표에 따른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기반으로 한 고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정시 지원과정에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대학별 환산점수의 계산은 각 대학들의 탐구 보정점수가 발표된 이후 대학별 합격 커트라인을 추측하는 것은 수시 이월 인원이 반영된 정시 최종 모집인원이 확정된 이후 의미가 있는 일이다. 따라서 가채점 기간에는 가채점 결과의 최고점과 최저점 사이에서 지원 가능하거나 또는 지원을 희망하는 모집단위를 선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각 반영 지표에 따른 유·불리나 영역별 반영 비율에 따른 유불리, 관심 모집단위들의 군별 배치 현황 등을 미리 파악해 두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정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과정이다. 수능 성적표가 나오고 수시 모집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당황하거나 실망하여 이성적인 고민을 하기가 쉽지않다. 가채점 기간 동안 성의있게 미리 작업을 진행했을 때 자기 미래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갖고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 지원을 염두에 둔 학생이라면 실채점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 가채점 성적을 바탕으로 지원할 대학의 후보군을 미리 선정해야 한다"며 "이 때 적성에 맞지않거나 합격한다고 해도 공부할 의사가 높지않은 모집단위들을 소거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훈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훈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