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감성과 이벤트에 강하다. 이 경우 무대 기획과 설계를 그럴 듯하게 하고 연출 효과를 극대화할 때 더욱 재미를 볼 수 있다. 그 연출중 하나가 국민적 관심이 가장 큰 이슈인 일자리 창출 현황판 설명이다. 빔 프로젝트 등 최첨단 기기를 동원 때깔 좋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음에도 산업화 과정에서 높은 분들 현장 방문 시에나 활용하였던 방식을 차입하여 상황의 긴박성과 국민적 향수를 자극하였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현장이나 기관 방문 시 꼭 등장하였던 장면이다. 허나 이벤트와 연출만으로는 산업화가 될 수도 없고 일자리도 늘어나지 않는다. 아마도 국민적 상실감만 더욱 확대 증폭되어 부메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한국은 지난 반세기에 걸쳐 산업화를 달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경제, 사회, 환경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 왔고 여기에 일반적으로 적용된 사회적 현상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 한다"는 세이 법칙이 주류를 이루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모든 자원은 시장에 등장하기 만하면 수요가 발생하는 팽창 사회이자 배 부른 흥정이 가능한 등 따습고 배 부른 시절이기도 했다. 물건은 만들면 팔리고 집은 짓기가 무섭게 웃돈을 받고 사고 팔았다.

사람 역시 적절하게 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구해 시집 장가가고 아이 낳고 어엿한 중산층의 가정을 꾸려 나가는데 별 문제가 없었다. 헌데 어느 순간 우리 사회는 변화되었다. 그것도 어! 어! 어! 하는 사이에 쓰나미가 되어 모든 것을 뒤 바꾸어 놓았다. 잘 팔리든 것이 안 팔리고 일자리를 구하질 못하니 희망도 꿈도 포기하고 시집 장가를 못가는 실정이다. 또한 겨우 잡은 일자리도 언제 어떻게 없어질지 조마조마하다. 이러니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아이가진 젊은 새댁 보기가 힘들어 졌고 절로 아이울음소리가 이웃에서 들리지 않게 된 것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 오늘의 자화상이다. 여기에 더하여 절대 인구는 급속히 감소하는데 반하여 나이 많은 사람의 급증이다.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는 고사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생산력 저하와 경쟁력 하락으로 대한민국호의 침몰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그저 기우만이 아니게 되었다.

이런 환경 변화의 대응 전략은 기존 체제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공급 중심이 아닌 수요 창출일 수밖에 없다. 사람도 하나의 생산요소인 노동에서 인적자원이란 개념으로 재정립하고 공급자 중심의 교육시스템을 수요자 중심의 인력양성체제로 개편 시장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에서는 인력양성 방식을 수요자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며 지난 2013년부터 전국 16개 시·도에 인적자자원개발위원회(이하 인자위)를 설치했다.

인자위는 지역의 산업에 맞는 인력 양성과 고용의 문제에 대한 중추적 역할을 위하여 매년 정기적인 인력 수요 공급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 필요한 인력 양성에 대한 기본 틀을 만들고 수요적합적인 인력양성과 취업이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충남 인자위에서도 매년 정기 인력수요 공급조사를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약 1200여 명의 인력을 양성 하였으며 금년에도 1065여 명 인재양성을 예정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24명으로 구성된 본위원회와 4개의 분과 위원회에서는 지역사회와 긴밀한 연계망을 구축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인자위는 현재 가장 시급한 일자리 문제 해결의 새로운 롤 모델일 뿐 만 아니라 지역 고용정책 수립에 필요한 각종 자료나 대안정책 생산에 핵심적 조직으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변화된 시대 상황에 걸맞게 신속하게 대처해 나가야 만이 `한강의 기적`이란 영광이 역사가 아닌 미래로 더욱 확장 계승 될 수 있다. 이리 되면 결코 이벤트와 감성으로 만들어 질 수 없는 일자리가 창출되고 맞춤형 인재들이 시장에서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이런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갈 때 미래 세대의 꿈과 희망도 커지고 아이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릴 것이며 여기에 인자위가 크게 기여 할 것을 기대해 본다. 김동회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 교수·충남도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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