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대전시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마중 나온 엄마 품에 안기고 있다. 신호철 기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대전시 중구 충남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마중 나온 엄마 품에 안기고 있다. 신호철 기자
"우리 딸 고생 많았어…. 춥지? 얼른 따뜻한 밥 먹으러 가자."

2018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23일. 포항 지진의 여파로 일주일 더 마음을 졸여야 했던 수험생들은 큰 탈 없이 수능시험을 마쳤다.

23일 오후 4시쯤 충남여고 교문 앞. 이날 오전 내린 첫눈으로 군데군데 흰 눈이 쌓인 가운데 시험 종료까지 30여 분이 남았지만, 교문 앞은 혹시나 엇갈릴까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로 붐볐다.

온 가족과 함께 딸을 마중 나온 학부모 박연아(47·여) 씨는 "시험이 일주일 미뤄졌는데, 오랫동안 시험장 안에 있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딸이 알기나 할까 모르겠다. 사실 몰라도 괜찮은 게 부모 마음"이라며 "따뜻한 곳에서 깊게 잠들면 아침일찍 시험 보러 가는 딸 도시락을 못 챙겨줄까봐 일부러 쪽잠을 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능날 내린 순백의 눈이 고생한 딸과 수험생들에게 좋은 소식을 가져다 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후 4시 45분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능시험을 마친 학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

딸을 만난 부모님들은 가마를 태우고 "수고했다"를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시험장에서 나오자마자 부모님을 발견하고 곧바로 울음을 터뜨리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대전 신일여고 3학년 송아현(19) 양은 "시험을 보다가 또 지진이 나거나 사고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별 탈 없이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사회과목은 좀 어려웠지만, 대체로 난이도가 무난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늘 저녁은 후련한 마음으로 푹 쉴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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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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