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인류의 이야기 주머니

"어렸을 때부터 경험한 별자리 이야기와 놀이 등이 내 삶과 우리 겨레의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러한 즐거움 속에서 마을의 문화 지층이 담겨 있는 우리 문화의 바탕과 속살을 건져 올리고 고구려 고분벽화와 바위그림과 같은 고고학 유적을 결합해 우리 고대 문화에 대한 상상력을 전개해 본 것이 이 책이다."

저자가 펼쳐 보여주는 이야기 세상은 깊고도 넓다. `달`을 통해 살펴보는 우리말의 뿌리, 삼국유사에서 찾아낸 달 신앙, 하늘의 별자리가 내려앉은 운주사 이야기, 돌판에 새긴 밤하늘인 천상열차분야지도 등 우리말의 어원과 신앙, 과학을 망라한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다.

또 정화수를 떠놓고 별에 비는 뜻은 무엇인지, 윷놀이의 뿌리는 무엇인지, 고조선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고인돌 별자리 이야기, 신이 환생해서 곡식이 된 이야기 등 옛사람들의 생활과 놀이와 노동이야기까지 들려준다.

이에 더해 달력에 담겨 있는 별 이야기, 중국, 이집트, 성경 속의 별자리 이야기까지 선사해주면서 다시금 별자리는 온 세상이 담긴 이야기보따리 임을 알게 해준다.

이 책에는 우리 마음에서 길어 올린 천문학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는 우리 문화와 서양 문화에서 찾아낸 별자리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와 달, 놀이, 세시풍속, 음식문화 등 우리 민속 안에 있는 천문학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이 책은 별자리에 대한 탐구가 취미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여기며, 별자리 관련 신화에 대해 사회경제적인 접근, 인문학적 접근이 이뤄질 때 그 깊은 뜻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글쓴이가 마련한 모든 사람을 위한 통섭 교양서이다. 이호창 기자

문재현·문한뫼 지음/ 도서출판 살림터/ 4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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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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