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꽂이

◇가장 작은 거인과 가장 큰 난쟁이(롤랑 퓌엔테스 지음·알렉상드라 위아르 그림·권지현 옮김)=거인 나라의 가장 작은 거인 `가르강통`과 난쟁이 나라의 가장 큰 난쟁이 `미몰레트`는 각자의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 때문에 차별과 따돌림을 받으며 외롭게 지낸다. 우연히 만난 둘은 서로의 상처를 나누며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힘들 때나 슬플 때나 서로를 위로하고 악몽에 시달리는 밤을 같이 견뎌낸 그들은 마침내 반짝이는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이 책은 어떠한 사회적 기준도 차별의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이 세상 누구라도 그 자신은 유일무이한 존재로서 존중받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거인 나라의 가장 작은 거인과 난쟁이 나라의 가장 큰 난쟁이라는 은유를 통해 우리에게 차별과 존중, 자아에 대한 깊이 있는 물음을 던진다. 머스트비·32쪽

어떤상황에서도 웃을수 있는 긍정의 힘

◇늑대와 오리와 생쥐(맥 바넷 지음·존 클라센 그림)= 어느 날 생쥐 한 마리가 늑대에게 꿀꺽 삼킴을 당한다. 죽었을 줄 알았던 생쥐는 늑대 배 속에서 오리 한 마리를 만난다. 늑대 배 속에 아예 살림을 차리고 살고 있는 오리는 "늑대가 날 삼켰을지는 몰라도 나는 잡아먹힐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큰소리를 친다. 이 당당하고 호탕한 오리에게 생쥐는 자기도 함께 살아도 되냐고 묻는다. 약자가 강자에게 잡아먹히는 안타까운 먹이 사슬 현실을 보여 주며 시작한 이 이야기는 끝으로 갈수록 생존의 힘과 반전이 담긴 유머러스한 작품으로 변모한다. 밖에 있을 때는 늑대한테 잡아먹히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매일매일을 보낸 오리는 "늑대 배 안에 있으면 아무 걱정이 없다"고 말한다. 늑대 배 안에 있는 자신의 처지에 절망해하며 슬퍼할 법도 한데 오리는 무한 긍정으로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어낸다. 시공주니어·48쪽

다른 시대 태어난 두 아이 성장 이야기

◇효명이와 성준이(전재신 지음·오정은 그림)=이 책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박물관에서 12년간 교육 강사로 활동한 저자가 문헌으로 토대로 쓴 글과 정성스런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입니다. 1809년 창덕궁에서 태어난 효명세자와 2010년 송산부인과에서 태어난 성준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책은 시대가 달라도 같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두 아이의 인생 여정을 세심하게 보여준다. 왕실이든 평범한 가정이든 아이의 탄생은 소중하고 기쁜 일이다. 효명세자와 성준이 모두 따뜻한 돌봄과 교육을 받으며 각자의 성장기를 보낸다. 효명세자가 성균관 입학식을 치르는 모습과 성준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모습 등 두 아이의 자라는 모습이 한 펼침면에 펼쳐져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씨드북·44쪽

바른행동 강요 대신 스스로 깨닫도록

◇까마귀가 친구하자 한다고?(박규빈 지음·그림)=더럽지만 씻는 걸 제일 싫어하는 아이 준수와 그런 준수가 못마땅한 엄마는 매일 다투기 일쑤이다. 어느 날 엄마가 무심코 던진 "그렇게 씻지 않으면 까마귀가 친구하자고 한다"는 말은 한순간 현실이 되어, 마법처럼 준수에게 까마귀가 찾아온다. 준수는 까마귀와 친구가 되어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까마귀가 자신을 떠날까 봐 몸이 간질간질 가려워도 씻지 못하게 되었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바른 태도나 행동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느끼고 행동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엄마가 보기엔 더없이 간단하고 쉬운 일이라도 아이에게는 어렵고 불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한다. 준수가 온몸의 간지러움을 겪고 나서야 `씻는 즐거움`을 알게 된 것처럼 조금 늦더라도 아이가 실수를 통해 스스로 느끼고 변화할 수 있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느껴보자. 길벗어린이·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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