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위한 용단 내릴지 안팎서 관심

내년 1월 대전시 정기인사에서 공로연수나 명예퇴직으로 생기는 고위직 자리가 현재로서는 전무해 인사적체가 예상된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서 누가 후배들을 위한 용단을 내릴 지 시청 안팎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국장급 자리 중 연말 공로연수나 명예퇴직 등 자연발생적 승진 요인이 없다. 이번 공로연수 대상에 들어가는 1958년생들이 이미 시청을 떠났기 때문이다. 1959년생인 유승병 환경국장, 김영호 상수도본부장, 이재승 중구부구청장, 강철식 서구부구청장, 이원구 유성구부구청장 등 5명은 내년 6월말 공로연수 대상자다. 이화섭 문화체육국장, 임철순 대중교통혁신추진단장, 허춘 건설관리본부장, 임찬수 대덕구부구청장 등 4명은 내년 하반기 공로연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 중 조기 명예퇴직 의사를 보이는 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사무처 파견으로 생기는 외부 요인이 3급 승진자리로는 유일하다. 그나마 한시적이다. 보통 조기 퇴직 후 출자·출연기관이나 산하기관으로 옮겨가야 하는데 자리가 마땅치 않다. 시장이 부재 중인 상황에서 후일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점도 고위직들의 발걸음을 잡아세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고위직으로 가는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4급과 5급 승진 요인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4급에선 공로연수와 명예퇴직 인원이 8명으로 예상된다. 3급 1명이 시도지사협에 파견되더라도 4급 승진 자리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교육수석전문위원 자리가 시교육청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2014년 6월 30일 교육위원회 및 교육위원 제도가 폐지된 이후 시교육청 직원 4명(5급 1, 6급 2, 7급 1명)을 파견형식으로 받으면서 서기관(4급) 자리인 교육수석전문위원을 배치해 왔다.

공무원에게 가장 큰 동기 유발 요인이 승진이라는 점에서 잔뜩 좁아진 등용문이 가뜩이나 시장 낙마로 침체된 시청 분위기를 더욱 가라앉게 만들고 있다. 인사적체는 내년 시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리자들인 국장급 요원 9명이 짧은 시기에 잇따라 빠져나가면 시정 연속성이 흔들릴 우려도 있다. 올해 선제적으로 세대교체 압력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인사적체를 해소할 유일한 방안은 국장급 공직자들이 용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연쇄적으로 승진 인사에 숨통을 트이고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후배 공직자들의 사기와 조직의 안정을 위해 고위 공직자들의 양보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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