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장시간에 걸친 끝장토론을 펼쳤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 한 가운데 22일 통합반대파와 찬성파가 신경전을 벌였다. 통합반대파인 호남중진 의원들은 잇따라 라디오에 출연해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았다며 여론전에 몰두했고, 통합찬성파들은 논의 방향을 왜곡하지 말라며 반박에 나섰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어제 사실상 안철수 대표 포함해 30명의 의원이 발언 했는데 통합을 찬성하는 사람은 9명이다. 그 분위기 아시지 않겠나"라며 "이 이상 통합 논의는 하지 말자, 이렇게 결론이 났는데 안철수 대표측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또 다시 시작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통합 등에 반대하고, 더 이상의 통합논의는 하지 말자는 게 당내 여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 통합을 통해 제2당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안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구상유취(말이나 행동이 유치함)한 얘기"라며 "우리 당이 안되고 있는 것은 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라는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서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지적했다.

통합 반대파인 정동영 의원 역시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소통과 신뢰 문제가 어제 집중적으로 거론됐다"면서 "민망한 장면들이 많았는데 당 대표가 맨 앞자리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초재선 의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안 대표의 소통 능력, 신뢰문제, 그러니까 말을 믿을 수가 없다는 등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통합파들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왜곡된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박주원 최고위원은 "대체적으로 선거연대, 정책연대에 대해서 많은 의원들이 공감하지 않았는가"라며 "연대에는 공감하나 통합에는 반분됐다. 바른정당과의 연대, 통합에 대한 찬반 전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호남중진 등 통합반대파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최 최고위원은 "실제 논의의 방향과는 다르게 일제히 오늘 아침 인터뷰를 하면서 논의의 방향을 언론에 잘못 전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서 "어제 연대와 통합 모두 안된다고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한 분은 9명이고 의총 내용을 20페이지 넘게 메모를 했기 때문에 90% 이상 복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대와 통합에 찬성한 분이 26명이고 어느 쪽인지 알 수 없는 3명을 반대로 포함한다 해도 반대는 14명"이라며 왜곡된 분위기를 전달하는 통합반대파들을 비판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21일 오후에 의총을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해 의원들간 의견을 나눴지만 5시간에 걸친 논의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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