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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묻지 않은 너가 보고 싶어, 어린왕자

2017-11-22기사 편집 2017-11-22 16: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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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팔도유람]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 경기도 문학여행

첨부사진1양평군에 위치한 황순원 문학관 전경
요즘 여행은 누군가의 후기를 따라다니기 바쁘다. 남들이 일러준 '맛집'과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를 찾아다니며 여행의 에너지를 쏟는다. 그렇게 대세(?)를 따라 맛있게 먹고 멋있게 사진을 찍으며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냈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마음이 헛헛하다. 에너지를 충전하러 갔는데, 외려 소비만 하고 돌아온 느낌도 든다.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다'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도 말하지 않았던가. 때로는 사색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조용한 여행도 쉼표처럼 필요하다. 유명한 맛집이 즐비하거나, 많은 이들이 오가는 '핫 플레이스'가 있는 건 아니지만, 쉬어가는 삶에 꼭 필요한 시인과 소설가가 살아숨쉬는 문학관이 경기도 곳곳에 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는 요즘, 호젓한 연말 여행을 계획한다면 '경기도 문학여행'을 다녀오는 건 어떨까.



◇소년의 가을, '황순원문학촌 소나기 마을' = 황순원의 '소나기'는 한국적 첫사랑의 대명사와 같다. 맑고 순수해 유리 마냥 깨질까 불안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 이야기는 순수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알맞은 처방이 될 만하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는 황순원 문학촌인 소나기마을이 있는데, 실제 소설 끝 부분에 작품의 배경이 양평임을 암시하는 구절이 등장한다.

소나기 마을은 수숫단과 징검다리 같이 소설 속 풍경을 재현해놓아 소설을 상상하는 재미가 높다. 문학관 건물 역시 소년과 소녀의 설렘이 싹트는 수숫단을 본떠 만들었다. 문학관 안에는 영상과 유품을 통해 황순원 작가를 다시 만날 수 있고, 첨단 시설로 대표작을 만나는 '작품 속으로' 등의 테마 전시실이 구성돼있다. 또 소년과 소녀가 공부했던 교실을 그대로 재현한 '남폿불 영상실'도 있는데, 이곳에서 소나기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황순원의 다양한 대표작을 음미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자연풍경과 함께 감성을 돋운다.

문학카페 '마타리꽃 사랑방'에서는 황순원의 작품을 종이책 뿐 아니라 e북과 오디오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문학관 주변에는 양평의 명물, '두물머리'가 있어 문학의 여운을 아름다운 두물머리 풍경을 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은 여행코스다.



◇님의 침묵, '남한산성 만해기념관' = 1926년에 발표한 시집 '님의 침묵'은 일제 강점기 해방을 원하는 국민의 염원을 한국 특유의 서정성와 아름다운 운율로 노래한 명작이다. 님의 침묵을 지은 만해 한용운은 민족대표 33인으로, 3·1운동을 주도한 민족지도자다. 남한산성 만해기념관은 만해와 관련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해 연구한 곳이다. 기념관에는 그의 책과 저술, 독립운동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대표작인 님의 침묵 초간본과 160여 종의 판본, 800여 편이 넘는 연구서는 만해의 세계관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특히 투옥된 후에도 일제의 회유와 압박에 굴하지 않고 독립운동을 이어가며 꾸준히 저술활동을 해온 만해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

또 만해는 해방 1년 전, 영양실조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죽은 뒤, 1962년 대한민국 최고 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됐고 그 훈장이 기념관에 전시됐다. 기념관에는 성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만해 한용운 선생과 함께하는 역사여행' 등 다양한 정기·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남한산성이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화담숲도 가족과 함께 구경할 만하다.



◇도심 속 문학관 '노작 홍사용문학관' = 노작 홍사용은 대중에게 낯선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 면면을 보면 꽤 흥미를 일으킨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것은 모두 꿈이었지마는' 등이 홍사용의 대표작인데, 홍사용은 암울한 시기, 낭만적 상상력을 발휘해 일제강점기 낭만주의 문학을 주도한 대표 시인이다. 엄혹했지만 단 한 줄도 친일 집필 활동을 하지 않았던 대쪽같은 문학가였다. 반면, 극단 토월회에서 활동하며 직접 서양극을 번역하고 연출을 맡는 등 신극 운동을 이끈 열정적인 연극인이기도 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노작 홍사용문학관은 노작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문학과 연극의 활성화를 위해 건립됐다. 제1전시실은 홍사용의 생애를 돌아보고, 일제강점기 문학인으로서의 홍사용을 살펴볼 수 있으며 제2전시실은 홍사용의 작품세계와 다양한 작품 활동을 공부할 수 있다.

다목적 소극장인 '산유화극장'에는 다양한 문학 콘텐츠를 활용해 연극과 같은 공연이 꾸준히 열리며 매월 소설가, 시인 등 작가들과의 만남을 주최해 문학관을 찾는 관람객의 지적 호기심을 풀어준다.



◇동심의 세계로, '생텍쥐페리 기념관' = 생텍쥐페리 기념관은 가평 테마파크인 '쁘띠프랑스' 안에 위치해 있다. 작가이면서 비행기 조종사였던 생텍쥐페리의 일생과 작품세계를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어린왕자와 더불어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야간비행'에 관련된 자료들도 전시됐다. 그의 친필 원고는 물론, 직접 그린 삽화 자료와 그가 스케치한 어린왕자의 이미지도 전시됐다.

그의 소설은 동심 그 자체다. 그래서 생텍쥐페리 기념관이 있는 쁘띠 프랑스는 어린왕자 콘셉트로 꾸며진 프랑스 테마파크다. 프랑스풍의 알록달록한 건물들 사이로,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사막여우나 술주정뱅이, 지리학자 등 소설 속 캐릭터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또 150년 된 프랑스 실제 고택을 통째로 옮겨와 당시의 생활용품을 재현해 놓은 전통주택 전시관을 비롯해 거리마다 마리오네트 댄스와 인형극, 음악 공연 등 다양한 컨셉의 볼거리가 가득하다. 쁘띠 프랑스 주변에는 아침고요수목원과 자라섬 등 경기도 대표 관광지들이 몰려있어 1박2일 여행 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한신협 경인일보 = 공지영 기자 사진 = 경기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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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황순원의 생애와 작품활동을 살펴 볼 수 있는 전시실
첨부사진3남한산성에 위치한 만해 기념관 전경
첨부사진4만해의 작품과 그의 역사적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전시실
첨부사진5화성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도심 속 문학관, 노작홍사용문학관
첨부사진6노작 홍사용을 설명하는 안내판
첨부사진7생텍쥐페리 기념관이 위치한 쁘띠프랑스의 모습
첨부사진8생텍쥐페리가 직접 그린 어린왕자 삽화
첨부사진9생텍쥐페리 전시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