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무반주시리즈 '골드베르크 연주곡'

예브게니 코롤리오프
예브게니 코롤리오프
대전예술의전당의 올해 `바흐 무반주 컬렉션 바흐 솔로(BACH SOLO)`의 마지막 무대는 러시아 출신 독일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Evgeni Koroliov)가 장식한다.

대전예당은 오는 25일 오후 3시 `2017 바흐 무반주 컬렉션` 두 번째로 코롤리오프가 연주하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앙상블홀 무대에 올린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2단 건반의 챔발로를 위해 작곡한 곡으로, 건반악기를 위해 작곡된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긴 길이를 갖는 작품이다. 원래 곡명은 `여러 가지 변주를 수반하는 아리아`. 90여 분간 아리아와 30개의 변주곡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품격 높은 대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반복하지 않고 전곡 연주에 걸리는 시간은 약 50분 정도. 건반악기를 위해 작곡된 단일 작품으로는 유례 없는 긴 연주시간과 큰 형식을 갖고 있다.

바흐가 창작한 마지막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답게 바흐는 자신의 모든 작곡 기교를 이 곡에 쏟아 부었다. `평균율 클라비어 모음곡`이라는 거대한 작품이 또 있기는 하지만 이 곡이 개별 모음곡 형식을 띠고 있는데 비해,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30개의 변주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어떠한 변주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데다, 하나의 작품으로 논리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바흐의 모든 건반악기 작품들 중에서도 길이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거대하다고 말할 수 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불면증 치료 기법이 없던 시절,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바흐가 작곡한 곡이다. 이 곡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편안한 수면`은 평온함에 이어 무한한 충만감을 느끼게 한다. 다이나믹한 피아노 연주효과로 인해 수면음악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도 있지만 그 당시의 건반악기인 하프시코드로 귀족의 넓은 침실의 옆방에서 문을 닫고 연주했다면 충분히 편안한 수면을 취할 수 있지 않았을까.

피아니스트 코롤리오프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연주자다. 쇼맨십과는 거리가 먼 코롤리오프는 작품에 대한 지적인 통찰과 예술성, 그리고 풍부한 해석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모스코바 차이코프스키 콘서바토리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며, 하인리히 네이가우스, 마리아 유디나, 레프 오보린 등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들을 사사했다. 클라라 하스킬 피아노 콩쿠르 그랑프리 수상과 함께 국제 바흐 콩쿠르·반 클라이번 콩쿠르·국제 바흐 피아노 콩쿠르 등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했다.

그의 레퍼토리는 바로크에서 메시앙·리게티에 이르는 인상주의 음악까지 두루 포함하고 있으며, 특히 바흐 음악에 정평이 나 있다.

2011년 그는 헬무트 릴링이 이끄는 바흐 콜레키움 슈투트가르트와 함께 독일 전역을 투어하며 바흐 건반협주곡을 연주했다. 2014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피아노 사이클에서는 바흐의 `푸가의 기법`으로 호평을 받았다. 코롤리오프는 실내악 연주에도 열정을 보이는데 나탈리 구트만(Vc), 미샤 마이스키(Vc)와 같은 음악적 동료들과도 종종 호흡을 맞추고 있다.

대전예당 관계자는 "바흐 음악의 정통한 명연주자로 알려져 있는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로 명성이 자자하다"며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이어받은 거장, 예브게니 코롤리오프가 선보이는 깊고 투명한 바흐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석 6만 원, S석 4만 원, A석 2만 원.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Koroliov Evgeni 0060 by Gela Megrelidze mittel
Koroliov Evgeni 0060 by Gela Megrelidze mittel
예브게니 코롤리오프4_Stephan Wallocha
예브게니 코롤리오프4_Stephan Wallocha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